[금메달을 향해(16) ]양궁 임동현, ‘더블 그랜드슬램’ 향해 열정 쏜다

한국 양궁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강이다.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금메달을 빠짐없이 챙겨오고 있어 11일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양궁은 기대를 잔뜩 모으고 있다. 하지만 양궁 종목 가운데서도 유일하게 남자 개인전은 단 한 차례도 올림픽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여자 개인전은 아테네 대회까지 6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했으나 남자는 금메달의 문턱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그렇지만 남자 양궁 대표팀은 이번에는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오겠다며 각오가 대단하다. 임동현(22·한국체대)의 페이스가 정점에 달했기 때문이다.

임동현의 올림픽 참가는 이번이 두 번째다. 충북체고 3학년 시절이던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출전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눈물을 쏟으며 한국 응원단에게 큰 절을 올리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이제는 한국 양궁 대표팀의 에이스로 성장했다.

임동현은 특이하게도 시력이 극히 나쁜 선수로 유명하다. 양쪽 눈의 시력은 0.1에 불과하다. 중학교 이후로 조금씩 눈이 나빠져서 현재는 양궁 과녁의 색깔조차 흐릿하게 보인다고 한다.

그래도 라식 수술은 물론이고 안경이나 렌즈도 끼지 않지만 70m나 떨어진 10점 과녁을 정확하게 꿰뚫는다. 그만큼 활 시위를 당기는 감각이 탁월하다는 뜻이다.

이번 대회에서 임동현은 개인과 단체전을 휩쓸어 ‘더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겠다며 맹훈련을 하고 있다. 2005년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인, 단체전을 석권했던 임동현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2007년 세계선수권에서 개인,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올림픽 개인, 단체전 금메달만 추가하며 사상 최초의 ‘더블 그랜드슬램’이 가능하다.

양궁은 이번 베이징 대회에서 어느 종목보다 중국의 홈 텃세가 심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베이징올림픽 양궁장은 발사대 뒤쪽과 양 옆 등 삼면이 관중석으로 둘러싸여 있고, 발사대와 관중석 간 거리가 4∼5m에 불과하다. 이에 중국 관중의 소음에 페이스를 잃을 염려도 있지만 임동현은 오히려 자신만만하다. 고교 시절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뛰며 배짱도 두둑하게 길러왔기 때문이다.

스포츠월드 배진환 기자 jba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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