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 감독, ‘공공의 적’ 할리우드와 맞장

‘강철중: 공공의 적 1-1’
"블록버스터 피하면 발전 없어" 정면승부 강조
강우석 감독은 할리우드의 스티븐 스필버그에 비견될 만한 한국의 감독으로 손꼽힌다. 세상사를 헤쳐보고 이를 영화화 하고 있어서다. 그가 연출한 영화 ‘투캅스’나 ‘실미도’ ‘한반도’ ‘공공의 적’ 등은 특히 우리가 겪는 세상을 스크린을 통해 관통시키면서 유머, 긴박감 등으로 버무려 최고의 흥행작으로 이끌었을 뿐 아니라 한발짝 앞서 관객들에게 시사점을 안겨줬다. 무대 차이는 있었지만 바로 이런 점들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닮았다.

최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난 강 감독으로부터는 그의 이같은 남다른 감각과 연출하는 작품을 결정짓는 단초가 무엇인지가 가장 먼저 듣고 싶었다.

“매일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예의주시해 바라봅니다. 신문의 경우 사회면을 가장 먼저 보는 것도 그 때문이지요. 작품에 대한 의사결정은 바로 제가 합니다. 그리고 시나리오 구성과 콘티를 짤때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습니다. 그 다음엔 현장감각을 보태지요.”

그가 왜 흥행감독 인지 간결하면서도 명료한 그의 답변에서 읽어볼 수 있었다. 또 영화를 얼마나 철저한 계산속에서 만드는지도 말이다. 바로 세상사를 가까이서 접하고 느끼므로 관객들과 동일한 관심사를 갖고 호흡을 나누는 감독이었다.

그런 강 감독이 다음달 19일 개봉되는 영화 ‘강철중: 공공의 적 1-1’(이하 ‘강철중’)을 통해 다시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맞설 대항마로 나섰다. 넉넉하고 한층 여유로운 강 감독의 모습에서 영화 ‘강철중’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유머 코드를 구사하고, 동시에 업그레이드된 캐릭터와 이야기구조를 마련했다는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이번에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기존에 선보였던 ‘공공의 적’ 시리즈에 비해 유머가 훨씬 세고 강철중과 대립하는 적들도 더욱 복잡해져서 보다 더 재미있을 거예요. 관객들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됐다는 반응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요. 줄거리도 쉽사리 예상할 수 없게 흘러갈 거예요.”

현재 편집까지 모두 끝낸 ‘강철중’은 마지막 녹음 작업만 남겨놓은 상태다. 강 감독은 이번 영화를 한국 영화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시금석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당장 불황에 허덕이는 영화계에 조그마한 단비가 되고자 하는 것.

“당장 한국 영화판이 살아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한국영화계가 천편일률적이고 전혀 가능성없는 집단으로 비난을 받아왔는데 개봉을 앞두고 있는 ‘놈놈놈’이나 ‘님은 먼곳에’ 같은 작품들과 함께 제 영화가 관객들에게 한국영화계가 가능성이 있구나 하고 느끼도록 하려고요.”

강 감독 역시 국내 영화계가 받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순 없었던 모양이다. 강 감독 역시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솔직히 인정했다.

“1년 전 이런 식으로 영화계가 흘러가면 망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자본이 영화계에 투입되면서 한번 성공하는 작품과 비슷한 영화들이 양산되고 결국 이처럼 트렌드에 몰리다보니 관객들은 식상해하는 거죠. 조 감독 밖에 안되는 사람들이 감독을 하고 전혀 배역에 어울리지도 않는데 스타라는 이유로 이 배우, 저 배우 막 캐스팅하다보니 결국 지금의 상황에까지 이르렀죠. 저 역시 그러한 움직임에 편승했어요.”

영화계 일선에서 항상 활동해 온 그이기에 이러한 반성의 목소리 역시 온당하게 들린다. 그런 만큼 그의 이번 영화가 가볍지 않게 여겨진다. 이번 작품 ‘강철중’ 역시 조폭기업이라는 시사성 있는 소재와 여러 웃음 코드를 버무려 그만의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냈다. “이 영화는 흥행이 되고 안되고의 문제가 아니라 전편보다 더 낫냐 안 낫냐가 중요해요. 1편을 만족스럽게 본 관객들이라면 절대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어요.”

강 감독의 자신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 동안 할리우드 대작들과 비슷한 시기에 맞붙은 것에 대해 할리우드 대작을 피해다니는 것이 능사가 아님을 강조한 강 감독은 할리우드를 극복하지 못하면 국내 영화계의 미래도 없다고 강조했다.

‘실미도’에 참여했던 배우들과는 요즘도 심심찮게 만난다는 강 감독은 “당분간은 시사적인 소재의 작품을 하겠지만 언젠가는 정치 및 역사적 사건을 다루는 묵직한 작품으로도 한번 승부하고 싶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글 조원익·한준호, 사진 전경우 기자 wi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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