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남' 조현재, 영화에서 군대가다

미필임에도 불구 육군장교역 훌륭하게 소화
한겨울에 입김 막으려 얼음 물고 촬영강행
[스포츠월드] 조현재는 깔끔한 마스크에 서구적인 이목구비,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말투까지 겸비한 ‘훈남’ 배우였다.

늠름하면서도 젠틀함까지 갖춘 조현재가 3일 개봉된 영화 ‘GP506’(공수창 감독, 보코픽쳐스 제작)에서 GP장 유정우 중위 역을 맡아 군 생활을 경험했다. 군대는 아직 다녀오지 않았지만 이번에 조현재는 놀라우리 만치 자신의 배역인 육군 장교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냈다.

“사실 스무 살 때부터 군대 관련 영화나 드라마에 꼭 한 번 출연하고 싶었어요. 이번에 꿈을 이룬 셈이죠. 하지만 단순히 군대 영화라서라기보다는 시나리오가 무척 독특하고 흥미로워서 읽자마자 출연을 결정했어요.”

시나리오에 매력을 느낀데다 군대 영화라 잔뜩 구미가 당겨 출연을 결정했지만 조현재는 실제 촬영에 들어가서는 꽤나 고생을 해야 했다.

영화에서 비오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다가 여름을 배경으로 했기 때문에 촬영에 애로사항이 많았던 것.

“실제 화면에 비가 오는 것처럼 보이려면 엄청나게 물을 뿌려야 해요. 촬영 당시 아직 추운 날씨였기 때문에 세트 안이 자꾸 얼어버리곤 했어요. 스태프분들이 그걸 녹이느라 고생이 많았죠. 계절적 배경이 겨울이 아니라서 배우들 역시 입에서 김이 나오면 안되기 때문에 얼음을 입에 물고 촬영을 해야 했어요. 얼굴 특수 분장 역시 완성되기까지 2시간 이상이 걸리기도 했죠.”

영화는 어둡고 침침한 시멘트 구조물인 GP 안이 배경인데다가 끊임없이 비가 내리는 장면이 많이 등장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띤다. 혹시 이러한 분위기가 두려움을 주지는 않았을까 궁금했다.

“오히려 세트장 인근에 위치한 숙소가 더 무서웠어요. 시골 여관이었는데 외풍이 들어와 무척 추운데다 보일러도 잘 안돼서 찬 물만 나왔거든요. (웃음)”

조현재는 이번 영화로 소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무뚝뚝한 공수창 감독과 카리스마 있는 모습 덕분에 후배 연기자들에게 곧잘 무서움을 사곤 하는 배우 천호진이 대표적이다. 공수창 감독은 실제로는 가슴이 따뜻하고 정도 많은 연출자였고 처음에 만났을 때 굉장히 무서운 인상으로 남았던 대선배 천호진 역시 함께 촬영하면서 편하게 대해주는데다 언제나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연기에 임하는 솔선수범의 자세까지 보여줬던 것.

“두 분 모두 첫 인상과 달리 정말 좋은 분들이었죠. 이번 작품을 통해 소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 배움의 시간을 충분히 가진 것 같아요.”

흥행을 자신하냐는 질문에 ‘잘 돼면 좋죠’라며 웃고 마는 조현재는 이번 영화를 통해 배우로서 부쩍 성장한 모습이었다.

글 한준호, 사진 김두홍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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