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삼, 판정승 챔프방어 후 뇌출혈 병원행

종료 10초전 한방에 쓰러져…경과 2~3일 지켜봐야
프로 복서 최요삼(35·숭민체)이 경기 도중 상대 펀치를 얻어맞고 쓰러져 뇌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경과는 더 지켜봐야 한다. 최요삼은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민체육센터에서 열린 ‘세계복싱기구(WBO) 인터콘티넨탈 플라이급 1차 타이틀 방어전’에서 경기 종료 10여 초 전 도전자 헤리 아몰(24·인도네시아)의 오른손 스트레이트에 턱을 강하게 얻어맞았다.

주심이 카운트 ‘10’을 세기 전 가까스로 일어서 겨우 KO패를 면한 최요삼은 몇 초 뒤 경기종료를 알리는 공이 울리자마자 다시 의식을 잃고 링위에 쓰러졌다. 이에 대회지정병원인 순천향대학병원에서 급히 링 닥터를 올려보냈고 산소 호흡기가 비치된 구급차를 이용해 최요삼을 서울 한남동 순천향대학병원으로 후송했다.

병원에서도 깨어나지 못한 최요삼은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펀치를 얻어맞을 때 충격으로 왼쪽 뇌에 출혈이 생긴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오후 4시쯤 곧바로 뇌수술에 들어갔으며 오후 7시쯤 수술이 끝났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뇌출혈 부위가 넓은 탓에 2∼3일 정도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요삼은 완쾌가 되더라도 프로복싱 선수생활을 더 이상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기 결과는 최요삼의 3-0,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으로 1차 방어에는 성공한 셈이었다. 최요삼은 방어전을 무사히 마칠 경우, 내년 4월 미국에서 2차 방어전을 가질 계획이었지만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이날 최요삼은 경기 종료 10여초를 남기고 헤리 아몰이 시도했던 오른손 스트레이트에 턱을 맞아 다운을 빼앗겼지만 카운트가 시작되자 곧바로 일어서는 강한 정신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경기 내내 너무 많은 펀치를 허용했고 경기 막판 턱을 얻어맞으면서 의식 불명에 빠지고 말았다.

최요삼이 경기 도중 펀치에 맞아 실신한 후 뇌수술까지 받으면서 프로복싱의 안전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될 조짐이다. 한국 프로복싱은 1982년 고(故) 김득구 선수가 미국에서 경기 도중 사망해 파문이 일어난 바 있다. 최요삼은 김득구와 마찬가지로 경량급 선수지만 뛰어난 정신력과 맷집을 주무기로 싸워왔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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