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안전사고 사례, 송재구 첫 사망ㆍ김득구 뇌사끝에 숨져

최요삼의 어머니 오순희(가운데)씨가 25일 광진구 체육회관에서 열린 WBO 인터콘티넨탈 플라이급 타이틀매치 1차방어전에서 승리한 후 쓰러진 최요삼이 뇌수술을 받는 동안 관계자들의 위로를 받고 있다./사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프로 복서 최요삼(33·숭민체육관)이 25일 경기 도중 상대 선수 주먹에 맞아 실신한 뒤 뇌수술을 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1982년 세계 타이틀전에 나섰던 프로 복서 김득구의 사망 사건에 이어 최요삼이 상대의 가격으로 인한 충격으로 뇌수술을 받게 돼 또 다시 프로복싱의 안전사고 문제가 도마에 오르게 됐다.

프로복싱은 1884년 글러브를 착용하고 여러 규정을 정비한 ‘퀸즈베리 후작의 규칙’이 마련된 이후 100여 년의 기간 동안 안전장비와 의료기술의 발달로 선수 보호가 강화됐다. 하지만 이번 사고처럼 링 안의 위험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 어렵다. 전 세계적으로 600명 이상의 복서들이 사망했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국내 선수 가운데서는 라이트급 동양 챔피언 김득구가 대표적인 사례다. 김득구는 1982년 WBA 라이트급 타이틀에 도전했다 챔피언 레이 맨시니(미국)에게 14회 KO패 한뒤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숨졌다. 이 밖에도 한국 복싱 사상 링 위에서 타격을 받아 선수가 숨진 사례는 송재구(1962년 사망)가 최초이고, 가장 최근에는 일본에서 프로선수로 활약하던 이동춘이 1995년 밴텀급 일본 밴텀급 챔피언 자리를 되찾기 위해 경기를 치르다 사고를 당한 사건 등이 있다.

또 지난 전 WBA 플라이급 챔피언 김태식도 1980년 12월 미국에서 치른 2차 방어전에서 라미레스와의 경기에서 쓰러진 뒤 뇌 수술을 받았지만 다행히 지금은 회복돼 복싱 도장을 운영하고 있다. 2004년에는 의정부에서 열렸던 프로테스트 경기에서 모 선수가 난타당한 뒤 며칠 후 뇌출혈로 병원에 입원하는 사례가 있기도 했다. 우리보다 복싱 경기가 많은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1년에 2명 이상이 복싱 사고를 당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프로복싱 관계자들은 “내년부터 KO율을 높이기 위해 경량급 경기에선 현재의 8온스 글러브 대신 솜이 덜 들어간 6온스 글러브를 끼우려던 계획은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송용준 기자 eidy015@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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