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손흥민 프로젝트’… 대한축구협회, 얼마나 준비했나요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손흥민 프로젝트’ 얼마나 준비했나요.

손흥민(26·토트넘)의 몸이 10개라도 모자라다. 2018 러시아월드컵을 넘어서자마자 소속팀 토트넘의 프리시즌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2018~201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준비하는 동시에 개인적으로 준비해야 할 일이 또 있다. 바로 8월 중순부터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다.

관리가 필요하다. 손흥민은 지난 5월 2017~2018시즌을 마치고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곧바로 2018 러시아월드컵 준비에 돌입했다. 체력이 고갈된 상황에서 컨디셔닝 프로그램을 통해 급조해서 체력을 다시 끌어올렸다. 이는 회복 및 휴식까지는 2배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현실은 여유가 없다. 토트넘은 오는 25일 미국 서부 주요 도시를 돌며 AS로마, AC밀란(이상 이탈리아),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의 연습경기를 치른다. 손흥민은 이번 프리시즌 일정에 합류해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 소속팀에서 출전 시간을 조절하며 체력 및 컨디션을 관리해 줄 것으로 기대해야 한다.

물론 이것도 잠시, 손흥민은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대표팀의 부름을 받아야 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손흥민의 병역이 걸려있는 만큼 손흥민의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토트넘과 심도 깊게 논의를 한 상태이다. 대표팀 조직력을 위해서는 대회 시작부터 합류하는 것이 가장 좋은 그림이지만, 현시점에서는 8강전 이후 합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사실 2~3개월 사이에 2개의 국제대회를 소화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수치상 나타나는 이동 거리 및 출전 시간은 별개의 문제이다. 월드컵이라는 압박감과 중압감이 큰 무대에서 경기를 뛰었다는 자체가 엄청난 체력 소모를 불러온다. 여기에 정신적인 소모도 고려를 해야 한다. 이 경우 휴식을 충분히 취해도 쉽게 회복되지 않게 마련이다.

손흥민은 이 부담감을 다시 한번 극복해야 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자신의 병역까지 걸려 있기 때문에 월드컵과 또 다른 압박감에 짓눌릴 수밖에 없다. 한국 축구 입장에서도 정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손흥민이 필요하다. 23세 이하는 선수로 구성할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리더 역할까지 맡겨야 한다.

‘특별 관리’가 필요하다. 단순히 체력 소모를 관리하는 차원을 넘어 정신적인 소모와 멘탈까지 복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손흥민뿐만 아니라 연령대인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등도 마찬가지다. 이는 월드컵 이전부터 필요성을 강조해 온 부분이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가 이를 위해 얼마나 세심하게 준비했는지는 아직 나타난 것이 없다.

만약 대한축구협회가 ‘관리’라는 명목하에 손흥민의 아시안게임 차출을 위해 2019 UAE 아시안컵에서는 소집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면, 이것은 최악의 시나리오이다. 이는 관리가 아니라 단순한 협상이다. 기성용, 구자철 등이 대표팀을 떠나면서 손흥민을 중심으로 대표팀을 재편해야 하는 중요한 갈림길에서 ‘윗돌 빼서 아랫돌 괴고,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격의 주먹구구식 대표팀 운용을 하는 셈이다. 그만큼 관리에 대한 중요성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 될 수도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손흥민 관리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 지켜볼 일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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