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혼이 모여 기적을 낳았다. 프로야구 삼성이 14.3% 확률 뒤집고 12년 만에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왕관을 썼다.
뜨거운 환호성이 라팍(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을 흔들었다. 삼성은 8일 열린 KT와의 2026 신한 SOL KBO KS 5차전서 12-1로 승리했다. 1차전 패배 후 내리 4연승을 내달린 삼성은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KS 우승을 차지했다. 2014년 이후 12년 만이다.
불리한 출발선을 딛고 일군 값진 우승이다.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친 삼성은 KIA와의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에서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KS 무대에 올라섰다. 마운드, 타선 모두 체력 소모가 극심했다. 부상 선수들도 속출했다. 반면 정규리그 1위 KT는 충분한 휴식으로 전열을 정비한 상태였다. 역대 KS서 정규리그 1위 팀의 통합우승 확률은 85.7%(30회)에 달했던 반면, PO를 거쳐 올라온 팀의 우승 확률은 14.3%(5회)에 불과했다. 흐름도 불리하게 시작됐다. 1차전을 7-8로 내주며 우승 확률 73.8%를 KT에 넘겨줬다.
기적은 2차전에서 불씨를 당겼다. 삼성은 연장 접전 끝에 2차전을 잡으며 균형을 맞췄다. 기세를 타고 안방 대구로 돌아온 삼성은 3, 4, 5차전을 싹쓸이했다. 특히 운명의 5차전, 마운드에서는 원태인(삼성)이 빛났다. 포스트시즌(PS) 내내 불펜으로 뛰다 첫 선발 등판에 나선 그는 5이닝 4피안타 1실점(1자책) 2사사구 5삼진 완벽투로 KT 타선을 잠재웠다. 총 투구 수는 88구였다.
마운드가 버텨주자 타선도 한순간에 폭발했다. 기회가 왔을 때 득점으로 연결하는 집중력과 응집력이 빛났다. 3회 초 선취점을 내주고 0-1로 끌려가던 삼성은 3회 말 2사 1루에서 구자욱을 필두로 디아즈, 최형우, 김영웅이 연속 안타를 터트리며 3-1로 앞섰다. 5회 역시 상대 실책과 구자욱의 안타로 만든 1사 1, 2루 찬스에서 최형우, 김영웅, 이재현의 연속 적시타가 터지면서 빅이닝을 만들어내며 사실상 축포를 쏘아올렸다.
이 모든 것을 하나로 묶은 힘은 박진만 감독의 리더십이었다. 박 감독은 정규리그 3위의 열세와 PS에서 쌓인 피로, 잇따른 부상 변수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선수단을 이끌었다. 상황에 따라 선수들의 역할을 바꾸는 유연한 용병술과 과감한 기용, 선수들을 향한 신뢰가 맞물리면서 삼성을 하나의 팀으로 만들었다. 선수들의 투혼에 박 감독의 뚝심 있는 리더십이 더해져 14.3%의 확률을 뒤집는 기적을 완성했다.
박진만 감독의 리더십은 원칙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안정감으로 요약된다. 선수 개개인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면서도 과감한 기용과 유연한 경기 운영으로 팀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특히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뚝심과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 장악력으로 삼성을 KS 정상에 올려놓은 지도자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