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은 자신의 판단을 탓했고, 주장은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준우승의 아쉬움 속 프로야구 KT 이강철 감독과 주장 장성우가 고개를 숙였다.
KT는 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서 열린 삼성과의 2026 신한 SOL KBO KS 5차전에서 패했다. 첫판 승리 뒤 내리 4연패, 시리즈 전적 1승4패로 우승 문턱에서 멈춰 섰다. 시리즈 팀 타율 0.207, 평균자책점 6.00으로 투타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경기 후 이 감독은 “올 시즌 좋은 성적으로 잘 왔다. 창단 첫 90승과 10연승을 기록하며 정규시즌 우승까지 했는데 마지막에 우리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벤치의 판단도 되돌아봤다. 이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은 운영이 늦었다. 투수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대타 등이 늦었다”며 “대타 카드를 쓰는 데 내가 좀 늦었다. 그게 아쉽다”고 자책했다.
특히 첫판이 마음에 남았다. KT는 1차전에서 8-0으로 앞서다 8-7까지 추격당했고, 2차전마저 연장 12회 끝에 2-3으로 졌다. 이 감독은 “1차전을 8-0 스코어로 유지하면서 끝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돌아봤다.
주장 장성우도 책임을 피하지 않았다. 그는 경기 후 선수들에게 “모두가 잘해서 여기까지 왔지만 모두가 못해서 졌다. 누구 하나 잘했고 못했고를 따질 게 아니라 이 기분을 잊지 말자”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베테랑의 역할도 아쉬워했다. 장성우는 “현수 형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형들이 더 잘해줘서 후배들에게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줬어야 했다”며 “우리 팀은 고참들이 많은데 그런 역할을 못 해준 것 같아 미안하다”고 털어놨다.
5년 전 통합우승의 기억은 아쉬움을 더했다. KT는 2021년 첫 우승 당시 수원에서 정상의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 장성우는 “이번에는 꼭 수원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선수들이 간절하게 바랐다”며 “두 번째 기회가 무산돼 5년 전보다 더 아쉽고 분하다”고 했다.
그렇다고 부진의 이유를 외부에서 찾지는 않았다. 장성우는 “시즌 마지막까지 분위기도 좋았고 충분히 쉬었다. 경기 감각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그냥 우리가 삼성보다 더 못했다”고 인정했다.
마지막으로 동료들에게 남긴 말은 다음 도전을 향한 당부였다. 장성우는 “2021년 우승의 기억은 계속 남지만 준우승의 기억은 가물가물하지 않나. 이 기분을 잊지 말고 다음에는 꼭 우승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 역시 “1년 동안 프런트와 선수들, 코치진 모두 고생 많았다. 너무 잘했다”며 “삼성의 우승도 축하한다”고 전했다.
대구=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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