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조련사’도 못 푼 뒷문 숙제… 타선 침묵-실책 속출, KT ‘업셋’ 수모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정규리그 90승, 한국시리즈 직행에 충분한 휴식까지 누렸건만. ‘어차피 우승은 KT(어우케)’라는 기대는 무색해졌다. 마운드가 무너지고 수비가 실점을 키웠다. ‘투수 조련사’ 이강철 감독의 승부수도 통하지 않았다.

 

‘업셋’을 허용했다. KT는 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서 열린 삼성과의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5차전에서 1-12로 졌다. 첫판 승리 뒤 4연패, 시리즈 전적 1승4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승부는 5회 말 갈렸다. 1-3으로 뒤진 KT는 선두 박승규의 땅볼을 유격수 권동진이 놓쳤다. 구자욱의 안타에 이어 최형우·김영웅의 적시타, 이재현의 적시 2루타가 터졌다. 강민호의 땅볼 때도 권동진의 포구 실책으로 두 명이 홈을 밟았다. 김지찬의 2타점 3루타에 폭투까지 겹쳐 한 이닝 8실점. 점수는 1-11로 벌어졌다. 앞선 4경기에서 실책이 하나였던 KT가 5회에만 두 개를 범했다. KT의 수비는 앞선 시리즈에서도 보이지 않는 실책들도 투수진을 돕지 못한 바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급히 꺼낸 카드도 통하지 않았다. 선발투수 데이비스 대니엘이 3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물러나자 이 감독은 2차전 선발 고영표를 4회 구원 투입했다. 고영표마저 1⅓이닝 5피안타 8실점(2자책점). 실책이 화를 키웠지만 상대의 기세를 끊지 못했다.

 

시리즈 내내 악전고투였다. 1차전 8-0 리드가 8-7까지 좁혀졌고, 3차전 소형준은 2회까지 볼넷 5개로 4실점했다. 4차전 로건 앨런은 1이닝 6실점. 사사구 12개는 KS 한 경기 팀 최다였다. 이 감독은 “원래 볼넷을 가장 적게 내주던 팀이었는데…”라며 자책했다.

 

큰 무대에 선 외국인 투수의 무게감에서 밀렸다. 삼성은 아리엘 후라도와 크리스 페덱이 각각 KS 선발 등판서 7이닝 1실점으로 버텼다. 반면 KT에선 데이비스 대니엘은 1차전 역투 후 5차전 3이닝 3실점, 로건 앨런은 4차전 1이닝 6실점에 그쳤다. 삼성의 원투펀치가 구위로 승부를 주도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정규리그 팀 평균자책점 4.14(2위), 퀄리티스타트(QS·선발투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67회(1위). 그러나 불펜 평균자책점은 4.68(4위)이었다. 1~4차전 박영현을 뺀 구원진도 평균자책점 6.59(13⅔이닝 10자책점)에 머물렀을 정도다.

 

최근 몇 년 동안 지속된 문제도 발목을 잡았다. 투수 발굴에 능했던 이 감독조차 박영현 앞을 책임질 새 필승조를 세우지 못한 바 있다. 뒷문이 불안하니 단기전서 임시방편이 필요했다. 그러나 로건의 불펜 변신 시도 역시 실패로 돌아갔다.

 

2021년 첫 통합우승 때는 달랐다. 윌리엄 쿠에바스·소형준·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배제성이 KS 네 경기에서 모두 선발승을 챙겼다. 정규리그 선발 평균자책점 3.69(1위), 불펜 3.66(2위). 당시 두터운 마운드 덕에 에이스 고영표를 구원으로 돌리는 과감한 기용도 통했다. 이번엔 선발을 당겨 쓰고도 역부족이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시즌 내내 버팀목이었던 타선이 힘을 보태지 못한 것이 뼈아프다. 정규리그 팀 타율 0.286, 825득점으로 모두 1위였지만 2·3차전엔 18안타로 3점에 그쳤다. 5차전 3회 무사 1·2루에서 희생플라이로 한 점만 냈고, 4·5회 득점권 기회도 놓쳤다. 6회까지 4안타 1득점이었다.

 

정규리그에선 방망이가 마운드의 빈틈을 메웠다. 그러나 가을엔 서로의 허점을 덮어줄 힘이 없었다. 그간 외면했던 민낯이 드러났고, 속수무책으로 흔들렸다. 한껏 부풀었던 두 번째 정상의 꿈은 가장 중요했던 다섯 경기서 허무하게 무너졌다.

 

대구=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