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9일은 소방의 날… 심폐소생견 ‘신디’의 비밀?

-한국인명구조견협회서 키운 민간 인명구조견
-반려인 신동균 소방위와 환상호흡 SNS 인기
한국인명구조견협회에서 육성한 민간 인명구조견 신디가 신동균 소방위와 응급 연출 상황에서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 신동균 소방위 제공
한국인명구조견협회에서 육성한 민간 인명구조견 신디가 신동균 소방위와 응급 연출 상황에서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 신동균 소방위 제공
신디가 신동균 소방위의 품에 안겨 있다. 신동균 소방위 제공
신디가 신동균 소방위의 품에 안겨 있다. 신동균 소방위 제공

 

“평소엔 반려견이지만 위급 상황이면 인명구조견으로 변신하죠.”

 

매년 11월 9일은 ‘소방의 날’이다. 화재·구조·구급·재난 신고 전화번호인 119가 연상되는 날짜로, 화재 예방·경각심 고취와 재산·생명 보호를 위해 1991년 제정됐다. SNS상에서 이른바 ‘심폐소생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민간 인명구조견 ‘신디’의 보호자이자 현직 소방관인 신동균 소방위를 최근 만났다.

 

인명구조견은 크게 둘로 나뉜다. 소방청 소속 119구조견과 사단법인 한국인명구조견협회(이하 협회)의 인명구조견이다. 주요 임무는 동일하다. 인간보다 월등한 후각과 민첩한 움직임을 앞세워 산악 지대와 건물 붕괴 사고 지역 등 재난 현장에서 실종자를 수색한다.

 

가장 큰 차이점은 협회의 인명구조견은 평소에는 평범한 반려견으로 살아간다는 점이다. 1999년 출범한 비영리단체인 협회는 대학 반려동물 관련 학과 교수, 반려견 훈련사, 경찰관, 소방관 등 소속 회원들이 쉬는 날 자원봉사로 각자 반려견을 훈련시켜 인명구조견으로 육성한다.

 

신디가 신동균 소방위를 바라보고 있다. 신동균 소방위 제공
신디가 신동균 소방위를 바라보고 있다. 신동균 소방위 제공

 

현재 약 60마리 인명구조견이 전국에서 활동 중으로, 지난해 광명 신안산선 공사현장 붕괴 사고에 투입돼 실종자 구조에 결정적 공헌을 하기도 했다. 재난 현장에서 영웅적 면모를 뽐낸 뒤 집에 돌아가면 보통의 반려견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슈퍼맨과 클라크 켄트를 떠오른다.

 

인명구조견 신디와 함께하는 신 소방위는 경기소방재난본부 119종합상황실에서 근무하는 동시에 협회 회원으로 약 20년 간 활동하며 여러 반려견을 인명구조견으로 육성했다. 2023년 잭러셀테리어 견종의 신디를 입양한 그는 인명구조견 훈련 및 활동 과정을 SNS에 공유했고 점차 화제가 됐다. 6일 현재 신디의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어는 9500명에 이른다.

 

신디의 보호자인 신동균 소방위는 경기소방재난본부 소속의 현직 소방관이다. 신동균 소방위 제공
신디의 보호자인 신동균 소방위는 경기소방재난본부 소속의 현직 소방관이다. 신동균 소방위 제공

 

반려견용 소방복을 입은 신디가 두 앞발로 사람의 흉부를 압박하는 심폐소생술(CPR)을 수행하는 깜찍하고 대견한 모습의 영상이 특히 큰 인기를 얻었다. 소방본부 SNS에도 업로드 된 신디의 CPR 안전교육영상은 조회수 188만 회를 찍었다. 오프라인 안전교육 현장에서도 ‘숙달된 조교’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CPR 외에도 신디는 화재 현장에서 대피 요령, 지진 발생 시 행동 요령 등의 교육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신 소방위는 “반려견의 ‘개인기’를 안전교육에 활용한다”며 “신디가 기어간 후 앞발을 코에 대면 ‘화재 현장에서 입과 코를 가리고 낮은 자세로 대피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신디가 앞발로 신 소방위의 팔 위에 올리고 고개를 숙이면 ‘지진이 나면 책상과 테이블 등 아래로 들어가 머리를 보호하라’는 내용을 전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신디가 신동균 소방위와 응급 연출 상황에서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 신동균 소방위 제공
신디가 신동균 소방위와 응급 연출 상황에서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 신동균 소방위 제공
신디가 평택 미군부대의 소방차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신디 인스타그램 갈무리
신디가 평택 미군부대의 소방차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신디 인스타그램 갈무리

 

신디라는 이름에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 신 소방위는 “일단 제가 신 씨니까”라고 웃으며 “세계 최고의 소프라노 조수미 선생님의 반려견 이름이 신디인데 선생님께서 평소 SNS 등에서 민간 인명구조견에 대해 자주 홍보를 해주신다. 감사의 의미로 반려견의 이름을 신디로 정했다”고 말했다.

 

신 소방위는 신디 외에도 반려견 ‘원더’ ‘셜록’과도 함께 지낸다. 원더 역시 인명구조견으로 활동 중이다. 셰퍼드인 원더는 새끼 시절 사고로 한 쪽 귀를 잃었지만, 신 소방위를 만나 국가대표 인명구조견으로 다시 태어났다. 2024년 신 소방위와 인명구조견 국제대회에 참가해 호흡을 맞췄다. 잉글리시 스프링어 스패니얼인 셜록은 도심에서 길 잃은 치매노인, 실종아등 등 찾는 인명구조견이 되기 위한 훈련을 8개월째 받고 있다.

 

신 소방위는 “많은 분들이 신디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재난 현장에서 사람들을 구하는 119구조견과 민간 인명구조견이 더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디가 맞춤 제작한 구조복을 입고 있다. 신동균 소방위 제공
신디가 맞춤 제작한 구조복을 입고 있다. 신동균 소방위 제공

 

깜찍한 반려견 소방복, 알고보니 펫 브랜드 ‘기성품’

 

신디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것은 주황색 소방복이다. 맞춤 제작 같아 보이지만 반려동물 패션 브랜드 ‘독차지(Dog chaji)’의 기성품이다. 주로 소방서에 방염 원단 소방복을 납품하는 업체와 협업으로 지난해 반려견 소방복을 출시했다.

 

독차지 대표는 “소방복의 특징과 멋이 최대한 느껴질 수 있도록 디자인한 제품”이라며 “감사하게도 많은 소방관님들이 좋아해주셨다. 강아지 패션쇼에서는 크리에이티브상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디와 연을 맺었다. 신디의 구조복을 주제로 한 전시회를 함께하며 방화복, 비행복, 슈퍼맨옷, 구조잠옷 등을 맞춤 제작했다. 이 옷들은 신디의 온·오프라인 활동마다 시선을 끌며 신디의 인기에 한몫했다.

 

독차지는 이날 소방의 날을 맞이해 중대형견용 소방복도 출시했다. 브랜드 대표는 “소방관 분들이 반려견과 함께 옷을 맞춰 입고 찍은 사진을 보내주실 때마다 뭉클하고 가슴이 벅찬다”며 “소방관이라는 직업의 자부심이 고스란히 전해진다”고 말했다.

 

독차지는 반려견 소방복 출시 이후 반려견 경찰복과 군복 등 국민을 위해 애쓰는 직업군에 경의를 표하는 상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portsworldi.com



박재림 기자 jami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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