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발표된 노래가 다시 음원 차트를 흔들고 있다. 걸그룹 베스티(BESTie)의 ‘연애의 조건(Love Options)’이 숏폼을 타고 역주행에 성공한 데 이어 완전체 재결합과 음악방송 출연까지 이끌어내며 뒤늦은 전성기를 맞고 있다.
단순히 과거의 노래를 추억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시원한 가창력, 탄탄한 퍼포먼스가 지금의 음악 팬들에게 새롭게 받아들여지면서 13년 전 미처 주목받지 못했던 베스티의 매력이 재평가되고 있다.
베스티의 역주행은 각종 숏폼 콘텐츠에서 시작됐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등에서 ‘연애의 조건’을 활용한 영상이 확산하면서 오래전 발표된 노래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러한 관심은 음원 차트 상승으로 이어졌고, 지난달 31일 MBC ‘쇼! 음악중심’ 출연을 계기로 더욱 뜨거워졌다.
베스티는 이날 무려 4000여일 만에 혜연, 유지, 다혜, 해령 등 네 멤버가 함께 음악방송 무대에 올라 ‘연애의 조건’을 선보였다. 방송 이후 이 곡은 멜론 톱100에서 14위까지 치솟으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해외 반응도 뜨겁다. 5일 확인된 글로벌 음원 차트에 따르면 ‘연애의 조건’은 대만 스포티파이와 아이튠즈에서 나란히 1위를 차지했다. 아이튠즈 홍콩 3위와 말레이시아 6위, 애플뮤직 대만 2위와 홍콩 5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샤잠에서는 한국과 일본, 중국, 태국 등 7개국 톱10에 진입했다.
‘연애의 조건’이 13년 만에 다시 사랑받는 배경에는 시간이 흘러도 매력을 잃지 않은 음악과 퍼포먼스가 있다. 2013년 발표된 이 곡은 경쾌한 멜로디와 귀에 맴도는 후렴구, 밝고 통통 튀는 분위기가 특징이다. 짧은 구간만으로도 곡의 매력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숏폼 콘텐츠와도 잘 맞아떨어진다.
여기에 베스티의 가창력과 퍼포먼스가 재조명되면서 관심은 더욱 커졌다. 지난달 29일 공개된 안무 영상에서 멤버들은 하이힐을 신고도 흐트러짐 없는 군무를 선보였다. 이어 음악방송에서는 안정적인 라이브와 여유로운 무대 매너로 오랜 공백을 무색하게 했다.
방송 이후 공개된 무대 영상과 풀캠 영상의 합산 조회수는 756만 회를 넘어섰고, 댓글도 1만4000여개에 달했다. 과거 활동을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반가운 재회인 동시에 베스티를 몰랐던 음악 팬들에게는 새로운 발견의 기회가 된 셈이다.
이번 역주행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음원 차트의 인기가 실제 그룹의 재결합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베스티는 지난달 17일 ‘연애의 조건’ 발매 13주년을 맞아 완전체로 다시 뭉쳤다. 멤버들은 “처음에는 안무를 소화하면서 라이브까지 할 생각에 막막하기도 했지만, 막상 연습을 시작하니 몸이 기억하고 있구나 싶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2013년 ‘두근두근’으로 데뷔한 베스티는 ‘연애의 조건’, ‘THANK U VERY MUCH’, ‘Hot Baby’, ‘Excuse Me’ 등을 발표하며 활동했다. 당시 폭발적인 대중적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지만 13년이 흐른 지금 새로운 음악 소비 환경 속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발표 당시의 성적이 노래의 가치를 최종적으로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과거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매력이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빛을 발하고 있다. 13년 전의 노래가 다시 대중의 선택을 받고, 오랜 시간 각자의 길을 걸어온 멤버들을 무대에 세웠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추억 속 걸그룹에서 현재의 음악 팬들이 주목하는 그룹으로 돌아온 베스티가 이번 역주행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