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하겠어”…아일릿, 네 곡으로 완성한 사랑의 반전 서사

사진=빌리프랩
사진=빌리프랩

 

그룹 아일릿(ILLIT)이 데뷔 이후 노래해 온 사랑 이야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냈다. 설렘과 고백의 상징이었던 기억들이 착각과 후회의 증거로 뒤바뀌면서 한층 확장된 음악적 서사를 선보였다.

 

아일릿이 지난달 26일 발매한 미니 5집 ‘BREAK EVEN’은 서로 마음이 통한다고 믿었던 관계가 사실은 혼자만의 착각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상대와의 관계를 정리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앨범이다.

 

그동안 아일릿은 솔직하고 당찬 사랑의 감정을 노래해 왔다. 이번에는 짝사랑의 진실을 깨달은 순간부터 분노와 이별, 새로운 출발에 이르기까지 감정의 변화를 네 곡에 담았다.

 

특히 전작에 등장했던 가사와 소재들을 새로운 의미로 활용한 점이 눈길을 끈다. 과거에는 사랑의 설렘을 표현했던 장면들이 이번 앨범에서는 혼자만의 착각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단서로 등장한다.

 

첫 번째 트랙 ‘Super in Love’는 친구들과 연애 상담을 하던 중 자신이 일방적인 짝사랑을 해왔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을 그린다. 앞서 ‘Tick-Tack’에서 복잡한 마음을 어질러진 옷장에 빗댔던 표현은 이번 곡에서 “못 입을 옷만 수백 개”라는 가사로 다시 등장한다.

 

‘jellyous’에서 표현했던 질투와 ‘Cherish (My Love)’의 진심 어린 고백 역시 지나간 사랑을 돌아보게 하는 소재로 활용됐다.

 

두 번째 트랙 ‘More’에서는 당혹감이 분노로 바뀐다. ‘빌려온 고양이 (Do the Dance)’에서 첫 데이트의 설렘을 표현했던 롤러코스터는 “김칫국에 roller coaster ride”라는 가사로 돌아온다. ‘IYKYK (If You Know You Know)’에 등장했던 ‘최애 아이스티’도 상대의 행동을 되짚는 소재가 된다.

 

타이틀곡 ‘체포하겠어’에서는 이러한 감정이 절정에 이른다. 아일릿은 호루라기 소리와 강렬한 비트에 맞춰 상대의 모호한 친절을 문제 삼는다. “DM은 왜 보낸건데”, “말했지 습관성 친절은 범죄야” 등의 가사에는 혼란스러웠던 관계를 끝내겠다는 단호한 태도가 담겼다.

 

앞선 곡에서 사랑의 증거로 여겼던 순간들이 이번에는 관계를 정리해야 할 이유로 바뀌는 셈이다.

 

마지막 트랙 ‘Pop’에서는 분위기가 다시 전환된다. 실패한 짝사랑을 털어내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그린 곡으로, 아픈 경험도 새로운 사랑을 위한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담았다. 이는 앞서 ‘Lucky Girl Syndrome’에서 보여준 긍정적인 마음가짐과도 연결된다.

 

이처럼 ‘BREAK EVEN’은 전작의 가사와 소재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으며 아일릿의 음악 세계를 확장했다.

 

음원 성적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타이틀곡 ‘체포하겠어’는 스포티파이 ‘톱 송 데뷔(Top Song Debut)’ 차트(10월 30일~11월 1일 집계)에서 글로벌 1위와 미국 3위를 기록했다. 애플뮤직 ‘오늘의 톱100: 대한민국’에서도 지난 3일 기준 1위에 올랐으며, 멜론과 벅스 등 국내 주요 음원 차트 상위권에 진입했다.

 

데뷔 초 사랑의 설렘을 노래했던 아일릿은 이번 앨범을 통해 관계의 끝과 그 이후의 감정까지 표현하며 음악적 서사의 폭을 넓혔다. 특유의 발랄함과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 아일릿의 다음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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