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포커스] ‘로건 불펜 카드’ 실패에 필승조 난조… KT, 1차전 따고도 남은 숙제

프로야구 KT 로건 앨런. 사진=뉴시스
프로야구 KT 로건 앨런. 사진=뉴시스

 

“내 실수로 큰일 날 뻔했습니다.”

 

이겼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뒷문으로 향하는 다리가 크게 휘청였다. 결국 압도적인 리드가 턱밑 추격으로 이어졌다. 우승을 위해선 불펜 안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남은 승부에서 마운드 재정비가 KT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첫 단추부터 어긋났다. 2차전 선발 후보였던 로건의 ‘깜짝 불펜’ 카드는 악수로 작용했다. 지난 3일 열린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1차전서 7회 초 무사 1루 상황에 등판한 로건은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실점 후 아웃카운트 단 하나만 잡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선발 카드 한 장을 허무하게 소모한 셈이다.

 

이강철 KT 감독은 자신의 실수를 솔직하게 인정했다. 이 감독은 “8-0이 되면서 순간적으로 다르게 갔다. 원래 생각했던 (오)원석이나 (손)동현이로 확실하게 끊고 갔어야 했다”며 “로건을 여유 있게 쓸까 하다가 미스가 나왔다. 내 실수로 큰일 날 뻔했다. 로건은 앞으로 선발로 돌릴 것”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프로야구 KT 김정운. 사진=뉴시스
프로야구 KT 김정운. 사진=뉴시스
프로야구 KT 오원석. 사진=뉴시스
프로야구 KT 오원석. 사진=뉴시스

 

불펜진의 연쇄 난조도 아쉬움을 남겼다. 김정운, 오원석으로 이어진 불펜진이 주자를 연달아 내보내며 실점을 키웠다. 정규리그 불펜 평균자책점 4.68(전체 4위)로 마운드의 허리를 든든히 지켰던 필승조의 모습이 아니었다. 3주간의 긴 공백 탓인지 정규리그서 보여줬던 날카로운 구위는 온데간데 없었고, 실전 감각도 떨어진 모습이었다. 이 감독은 “(김)정운이 때 준 2점이 아쉬웠다. 실점하면서 뒤에 나온 투수들도 더 긴장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급한 불을 끈 건 마무리 박영현이었다. 박영현은 8회 1사 만루 위기에 조기 등판해 폭투로 1점을 내줬으나, 9회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솎아냈다. 하지만 첫 경기부터 1⅔이닝 동안 22구를 던지며 멀티 이닝을 소화했다. 연투가 이어질 KS 특성상 체력 부담이라는 짐을 떠안게 됐다.

 

프로야구 KT 박영현. 사진=뉴시스
프로야구 KT 박영현. 사진=뉴시스
프로야구 KT 박영현. 사진=뉴시스
프로야구 KT 박영현. 사진=뉴시스

 

이 감독은 마운드 재정비에 대한 확고한 뜻을 전했다. 이 감독은 “원래 우완 손동현이 왼손 타자를 상대하기로 정해져 있었는데 그걸 바꾸면서 어긋났다. 투수진을 우리 방식대로 다시 정리하겠다”고 공언했다. 새로운 카드 발굴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감독은 “단기전에선 기운이 좋은 선수를 쓰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전용주를 한 번 써볼 생각도 있다”며 불펜 운용을 넓히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박영현의 과부하를 덜어주기 위해선 아껴둔 자원들의 헌신이 절실하다. 1차전에 올라오지 않았던 스기모토 코우키, 우규민 등 경험과 배짱을 갖춘 베테랑 투수들이 적극적으로 짐을 나눠 져야 마운드가 안정을 찾을 수 있다. 비록 과정은 아찔했지만 예방주사를 맞았다는 점은 위안이다. 이 감독은 “이겼기 때문에 이런 시행착오도 약이 될 수 있다. 후회 없이 투수 운용을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프로야구 KT 선수단. 사진=뉴시스
프로야구 KT 선수단. 사진=뉴시스


박상후 기자 psh6554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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