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라도 덕분이다.”
절체절명 위기서 중책을 안고 나섰다. 1패만 더하면 2026시즌 자체가 끝나는 상황. 시리즈는 2승2패 동률, 심지어 홈에서 열리는 끝장승부였지만 분위기는 오히려 상대가 더 기세등등한 듯했다. 직전 경기서 역전패를 당한 까닭이다. 그 어느 때보다 ‘에이스’가 필요한 시점서, 삼성은 아리엘 후라도를 바라봤다. 보란 듯이 해냈다. 기어이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행 티켓을 팀에 안겼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KS에 진출할 수 있었던 건 후라도의 활약 덕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말 그대로 역투를 펼쳤다.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5차전서 7이닝을 책임졌다. 5-1 승리를 이끌었다. 5피안타 2볼넷으로 1실점했지만 자책점은 하나도 없었다. 퀄리티스타트플러스(QS+·선발 7이닝 이상 3자책 이하) 이상을 해냈다. 곳곳에서 수비 불안이 가미됐음에도 흔들리지 않았다(2실책). 총 투구 수 95개. 구속은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지만(직구 최고 147㎞), 특유의 커맨드를 앞세워 상대를 압도했다.
팀이 어려울 때마다 삼성은 후라도를 내세웠다. 2차전에서도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1차전서 실전 감각이 올라오지 않은 탓인지 다소 허무하게 패했다. 홈에서 연달아 패할 순 없었다. 후라도가 상대 흐름을 완벽히 끊었다. 선발투수로 나서 6⅔이닝 2실점을 마크, 승리를 노래했다. 2경기서 모두 승리투수가 된 후라도는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기자단 전체 79표 가운데 47표를 획득했다. 득표율 59.5% 기록했다. 상금 1300만원과 더불어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2년 만에 다시 도전하게 된 왕좌. 심지어 후라도는 KS가 처음이다. 나름대로 우여곡절이 많았기에 더 뜻깊을 듯하다. 올 시즌 후라도는 정규리그 24경기서 9승3패 평균자책점 3.54를 마크했다. 여전히 믿고 쓰는 카드였으나, 시즌 막판 흔들리며 우려를 낳기도 했다. 눈앞의 악재들을 스스로 넘었다. KS행을 확정한 후라도는 포수 강민호를 끌어안으며 “고맙다”고 말했다. “KS에 가고 싶었다. 목표로 했던 대로 여기까지 잘 온 것 같아 기분 좋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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