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잘했다. 고개 들어!”
한국시리즈(KS)까지 한 걸음이 모자랐다. 한 베이스라도 더 뛰지 못한 아쉬움과 한 시즌을 함께 버틴 동료들을 향한 자부심이 교차한 프로야구 KIA의 올 시즌 마지막 날이었다.
KIA는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서 열린 삼성과의 2026 신한 SOL KBO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최종 5차전에서 1-6으로 졌다.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KS 진출권을 상대에게 내줬다.
초반부터 끌려갔다. 선발투수 아담 올러가 1회 말 최형우에게 선제 적시타를 내준 데 이어 2회 말 김지찬과 박승규에게도 적시타를 맞았다. 2이닝 6피안타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KIA는 3회 초 박재현의 적시 3루타로 한 점을 따라붙었지만,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올해 가을야구 첫 등판에 나선 양현종이 3회 말부터 세 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티며 추격을 기다렸다. 그러나 6회 초 1사 1, 2루에서 김선빈과 한준수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난 게 뼈아팠다. 곧바로 6회말 김지찬의 적시 3루타와 박승규의 적시타로 두 점을 더 내줬다. 양현종은 3⅔이닝 2실점으로 등판을 마쳤고, 타선은 7이닝 1실점(비자책점)으로 버틴 삼성 선발투수 아리엘 후라도를 끝내 넘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은 팀 미팅을 통해 이범호 KIA 감독과 한 시즌을 돌아봤다. 주장 나성범에 따르면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잘해줘서 고맙다는 뜻을 전했다. 아픈 곳을 치료하고 충분히 쉬면서 내년을 준비하자는 당부도 덧붙였다.
지난해 8위로 가을야구를 놓쳤던 KIA는 올해 정규리그 최종전서 LG를 꺾고 3위를 확정했다. 준PO에선 다시 만난 LG를 3연승으로 제압했다. 삼성과의 PO에서도 1승2패로 몰린 뒤 4차전을 잡아 상대를 벼랑 끝까지 내몰기도 했다.
나성범은 더 나아가지 못한 책임부터 자신에게 돌렸다. “오늘 더 집중해서 많이 살아 나갔다면 분위기가 바뀌었을 수도 있다. 동료들과 팬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반면 함께 뛴 선수들에게는 고마움을 전했다. “투수든 야수든 모두 맡은 자리에서 열심히 해줬다. 누구 할 것 없이 정말 고생 많았다”고 말했다.
팀을 향한 낮은 평가를 뒤집었다는 자부심도 드러냈다. 나성범은 “처음에는 우리 팀이 강팀이라거나 가을야구를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은 분들도 많았을 텐데, 다른 모습을 보여드렸다. 강하다는 걸 다시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로 끝내지 않고 내년에도 가을야구에 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양현종이 떠올린 것은 순위 싸움부터 이어진 동료들의 분투였다. 그는 “9월부터 한 경기 한 경기가 전쟁이었다. 아픈 선수도, 체력이 떨어지는 선수도 오직 팀이 이긴다는 목표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패배의 아쉬움이 동료들의 노력까지 가리지 않기를 거듭 바랐다. 양현종은 “열심히 했고, 잘했고, 노력해서 이 자리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후배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다. ‘고개를 숙일 필요가 없다’고. 다들 정말 잘해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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