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산 같은 존재” 외롭지 않은 최불암의 마지막 길…각계각층 애도 물결

향년 87세로 별세한 故 최불암의 빈소가 30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사진공동취재단
향년 87세로 별세한 故 최불암의 빈소가 30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사진공동취재단

 

고 최불암의 마지막 길에는 그를 기억하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오랜 세월 함께한 동료, 후배 연예인은 물론 각계각층 인사가 빈소를 찾아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고인의 본명인 최영한이 적힌 안내 화면과 함께 환하게 미소 짓는 흑백 영정사진이 내걸렸다. 당초 유족의 뜻에 따라 빈소 내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후 공개됐다. 아내인 배우 김민자와 유족들이 조문객을 맞은 가운데 고인과 오랜 인연을 맺어온 동료 배우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고인과 60년 가까이 우정을 이어온 배우 오지명은 지난 31일 빈소를 찾아 “나하고 제일 친한 친구였다”며 “내가 먼저 죽을 줄 알았는데 이 친구가 먼저 가서 내가 괜히 미안하다”고 황망한 심경을 전했다. 드라마 ‘전원일기’(MBC)에서 고인과 호흡을 맞춘 김지영·남성진 부부도 눈시울을 붉혔다.

 

남성진은 “배우의 삶 이외에도 정말 많은 걸 가르쳐주신 큰 스승 같은 분”이라며 “우리한텐 큰 산 같은 존재였다”고 회고했다. 김지영 역시 “아버지 같은 분”이라며 다시 뵐 수 없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MBC)에서 부자 관계로 출연했던 송승헌은 고인이 “아빠처럼 대하라”며 편안하게 대해줬다면서 고통 없는 곳에서 행복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송일국과 정한용, 정준호, 김흥국, 임형주 등도 빈소를 찾아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조문 첫날에는 김혜자와 윤여정, 고두심, 나문희, 유인촌, 김혜수 등 동료 배우들이 고인을 애도했다. 김혜수는 조문객들이 벗어둔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빈소를 찾은 선배 배우들을 배웅했다. 김민자가 빈소를 나설 때 곁에서 부축하고 목도리를 둘러주는 등 세심하게 살폈다. 김혜수는 고두심을 끌어안고 슬픔을 나누는 등 빈소 곳곳에서 애틋한 작별 인사가 이어졌다.

 

정·재계에서도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 시대의 아버지로 오랜 세월 국민 곁을 지켜주신 선생님을 기억하겠다”고 SNS를 통해 명복을 기원했다. 오랜 친구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이낙연 전 국무총리,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정대철 헌정회장 등도 조문했다.

 

한국 야구를 대표했던 박찬호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영등포구을에서 최불암과 맞붙었던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보급 연기자라는 표현도 있지만 넉넉함과 인격에 있어서도 국민적 표본”이라고 추모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조문 첫날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하고, 정부를 대표해 고인에게 금관문화훈장(1등급)을 전달했다. 고인은 2014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은 바 있으며 이번 추서로 최고 등급 훈장을 수훈하게 됐다.

 

최 장관은 지난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못다 한 약속이 너무나 아쉽고 애통해, 선생님께 막걸리 한 잔을 가득 채워 올려드렸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지난 6월 병상에 있던 고인을 문병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병실을 나서려는 저를 손짓으로 부르시더니 ‘퇴원하면, 술 한잔해’라고 하시던 그 따뜻한 음성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회고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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