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행 막차에 누가 타든, 마법사는 웃는다. 사자와 호랑이가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힘을 쏟는 동안, 정규리그 1위 KT는 마운드를 정비하고 방망이까지 달궜다. 긴 기다림의 시간을 알차게 보낸 만큼 발걸음도 가볍다.
KT는 오는 3일 수원 KT 위즈파크서 2026 신한 SOL KBO KS(7전4선승제) 1차전을 치른다. 상대는 1일 대구에서 열리는 삼성과 KIA의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5차전 승자다. PO가 최종전까지 이어지면서 KS 개막도 하루 늦춰졌다. 승자는 이동일(2일)을 거쳐 곧장 새 시리즈를 시작해야 한다.
‘어우케(어차피 우승은 KT)’라는 기대가 나올 만하다. 올 시즌 90승(5무49패)을 쌓으며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팀 타율 0.286과 825득점은 모두 리그 1위, OPS(출루율+장타율)도 0.782로 공동 선두다.
최원준과 안현민, 샘 힐리어드가 자리한 외야에 김현수, 김상수, 허경민 등 베테랑의 연륜까지 더해졌다. 특히 힐리어드는 44홈런(2위), 139타점(1위)을 터뜨리는 등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는 중이다.
마운드 역시 든든하다. 팀 평균자책점은 4.14로 2위, 퀄리티스타트(QS·선발투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는 67차례로 가장 많았다. 데이비스 대니엘과 고영표, 소형준, 로건 앨런, 배제성까지 선발 자원들은 최근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 등판을 마쳤다.
이강철 KT 감독은 상대 타선에 따라 일부 선발 자원을 불펜으로 돌리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그만큼 투수 운용에 여유가 있다.
반면 PO 승자는 마운드 운영부터 고민해야 한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달 30일 4차전에 사흘 쉰 크리스 페덱을, KIA는 제임스 네일을 내세웠다. 각각 99구와 82구를 던졌다. 이틀 뒤 최종 5차전엔 아리엘 후라도(삼성)와 애덤 올러(KIA)가 선발로 나선다. 외국인 원투펀치를 쏟아부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KS에 진출하더라도 초반 선발 로테이션을 짜기가 쉽지 않다.
불펜 사정도 다르지 않다. PO를 치른 두 팀 모두 접전이 거듭되면서 필승조를 아낌없이 투입했다. 더욱이 총력전을 치르고도 마운드를 추스를 시간은 단 하루뿐이다. 충분한 휴식으로 불펜진 체력을 두루 회복한 KT와는 출발선부터 차이가 난다.
KT는 지난 2주 동안 펑펑 쉬기만 한 것도 아니다. 실전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평가전 일정까지 KS 직전으로 조정했을 정도다. 지난달 27일 상무를 7-0, 28일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8-2로 꺾었다. 30일 마지막 평가전서도 U-23 대표팀에 11-2로 승리했다. 3전 전승과 함께 주축부터 백업까지 ‘준비 완료’ 모드다.
물론 평가전과 가을야구의 긴장감은 다를 터. 벼랑 끝 승부를 뚫고 올라온 상대의 기세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확실한 건 체력과 투수 운용의 여유만큼은 KT가 확실히 앞선다. 원하는 시점에 선발진 등판을 맞출 수 있는 KT와 달리 PO 승자는 지친 마운드를 추스르는 일부터 급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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