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최불암 “죽으면 꼭 재단에 들러달라”…마지막 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치르는 이유

“나 혼자만 행복해지는 건 결코 상상할 수 없다. 어린이들을 또 하나의 ‘나’로 보아야 한다.”

 

배우 고(故) 최불암이 2015년 초록우산 전국후원회장 30주년 기념식에서 남긴 말이다. ‘국민 아버지’로 오랜 세월 사랑받은 그는 카메라 밖에서도 40년 넘게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활동을 이어왔다.

 

최불암과 초록우산의 인연은 1981년 시작됐다. 드라마 ‘전원일기’ 촬영 중 만난 아역 배우와의 인연을 계기로 ‘전원일기’, ‘보통사람들’ 출연진과 함께 단체 결연 후원에 참여했다.

 

1985년에는 초록우산 전국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이후 국내뿐 아니라 해외 아동 지원 현장에도 직접 발걸음했다.

 

2007년 에티오피아, 2014년 우간다, 2015년 케냐 등을 방문해 현지 아동들을 만났다. 1990년대에는 미주와 유럽을 찾아 해외후원회 구성에도 참여했다. 초록우산에 따르면 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현재 8개국에 25개 해외후원회 체계가 구축됐다.

 

청소년을 위한 별도의 활동도 이어갔다. 2012년에는 위기 청소년과 학교 밖 청소년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사단법인 제로캠프를 설립했다. 소년수형자들과 함께 뮤지컬 공연을 준비하는 활동에도 참여했다.

 

최불암은 후원을 단순히 돈을 전달하는 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2015년 전국후원회장 30주년 기념식에서 “진정한 봉사는 비 맞고 있는 사람에게 우산을 받쳐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라며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사람”이라고 말했다.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은 고인을 추모하며 “평소 방송에서도 ‘아이들에게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라는 말을 해오셨고 마지막까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고인의 장례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치러지는 것도 이 같은 인연 때문이다.

 

황영기 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고 이수성·이낙연 전 국무총리, 홍문종 전 국회의원, 김성은 신부, 한일수 국회입법정책연구회 사무총장, 양옥경 초록우산 대표이사와 전국후원회 임원단 등이 장례위원으로 참여한다.

 

서울 중구 무교동 초록우산 어린이재단빌딩 1층에도 별도의 추모 공간이 마련된다.

 

발인 뒤에는 장지로 향하기 전 초록우산 재단 본부를 찾을 예정이다. 최불암이 생전에 “죽으면 재단에 꼭 들러달라”는 뜻을 주변에 전한 데 따른 것이다.

 

최불암은 지난 10월 29일 오후 10시30분 별세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1월 2일이다. 장지는 경기 파주시 동화경모공원이다.

 

연기자로는 ‘국민 아버지’라 불렸고, 초록우산에서는 40년 넘게 전국후원회장으로 아이들을 만났다. 그가 생전 남긴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말도 그의 활동과 함께 남게 됐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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