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NOW] 배터리 넘어 모터·히트펌프까지…기아, 전기차 ‘원가 전쟁’

기아는 지난 9월 경기 화성시 우정읍 오토랜드 화성에서 ‘기아 PBV 생산 허브 테크 데이’를 개최했다. 참가자들이 차체 공장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기아
기아는 지난 9월 경기 화성시 우정읍 오토랜드 화성에서 ‘기아 PBV 생산 허브 테크 데이’를 개최했다. 참가자들이 차체 공장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기아

 

기아가 배터리와 모터, 히트펌프 등 전기차 주요 부품의 원가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전기차 판매를 늘리는 동시에 제조 비용을 낮춰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을 함께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판매 확대에 필요한 인센티브 정책을 유지하면서 중장기 비용 구조 개선을 병행한다.

 

31일 기아의 3분기 실적 발표 내용에 따르면 회사는 향후 3년간 배터리와 모터, 열관리 부품 등에서 연 10% 수준의 원가 절감을 추진한다. 인센티브 정상화와 배터리 가격 인하 등을 통해 2~3년 안에 전기차도 하이브리드차처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원가 절감 대상은 전기차를 구성하는 핵심 장치 전반에 걸쳐 있다. 모터는 차량을 움직이는 구동 장치이며, 히트펌프는 외부 공기나 차량 부품에서 발생한 열을 활용해 난방에 필요한 전력 소모를 줄인다. 겨울철 주행 효율과도 맞물리는 만큼 비용을 낮추면서 성능을 유지하는 것이 과제다.

 

기아는 지난 4월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도 차세대 시스템 전환과 배터리 시스템 구조 단순화를 통한 원가 혁신을 중장기 전략으로 제시했다. 공급망 현지화와 스마트 팩토리 전환도 제조 경쟁력을 높이는 수단으로 꼽았다. 부품과 시스템 설계, 생산 방식을 함께 개선해 비용을 낮추겠다는 방향이다.

 

판매 규모 확대도 원가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다. 차량 판매가 늘어나면 개발비와 생산설비 투자 등 고정비를 더 많은 차량에 나눠 반영할 수 있다. 기아가 단기적인 수익성 부담에도 전기차 판매 확대 전략을 유지하는 배경이다.

 

올해 3분기 기아의 전기차 소매판매는 약 12만3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75.4% 증가했다. 이 가운데 약 6만3000대가 서유럽에서 팔렸다. 서유럽 내 기아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 19.2%에서 올해 43.2%로 높아졌다. 현지에서 판매하는 기아 차량 10대 가운데 4대 이상이 전기차인 셈이다.

 

판매 확대 과정에서는 비용 부담도 커졌다. 기아는 올해 3분기 인센티브 증가와 가격 조정이 전년 동기 대비 약 7270억원의 영업이익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와 서유럽 등에서 전기차 판매를 늘리기 위해 판매장려금과 가격 인하를 활용한 영향이다. 이 수치는 회사 전체의 손익 변동 요인으로, 전기차 사업의 적자 규모를 뜻하지는 않는다.

 

소비자에게는 원가 절감 성과가 실제 차량 가격과 보유비용에 얼마나 반영되는지가 관건이다. 제조 비용을 낮추면 판매가격을 조정할 여지가 커지지만, 주요 부품의 원가 절감률이 차량 가격 인하율로 그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가격은 원자재 가격과 환율, 상품 구성, 시장 경쟁 등에 따라 달라진다. 구매비용에 충전·정비 등 운행비용을 합친 총소유비용(TCO) 역시 주행거리와 충전 환경 등 이용 조건에 영향을 받는다.

 

기아는 하이브리드차의 성장 과정을 전기차 수익성 개선의 선례로 들었다. 초기에는 판매 규모와 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내연기관차에 못지않은 수익성을 낸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전날 컨퍼런스콜에서 “단기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EV를 포기하는 것은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올해와 내년까지 전기차 판매 확대 전략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원 기자 jkim@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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