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식 마지막 희망 찾아” 페루서 온 환자에 ‘새 삶’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지난해 간섬유화 진단 키로스 씨
페루선 연량 제한 탓에 이식 못해
집도 경험·치료 성적 찾아 한국行
17시간 대수술 성공적으로 마쳐
“계속 봉사할 기회 얻게 돼 행복”

“제 조국 페루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많고 아직 제가 할 일이 남아있습니다. 한국에서 받은 간이식으로 계속 봉사할 기회를 얻어 무척 행복합니다.”

조국 페루에서 자선사업을 펼쳐온 미국인 마르코 안토니오 키로스(69) 씨가 한국에서 딸의 간 일부를 이식받고 건강을 되찾았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은 간경화를 앓던 마르코 씨에게 딸 킴벌리 루시아 키로스(30) 씨의 간 일부를 이식하는 생체간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29일 밝혔다. 부녀는 수술 후 순조롭게 회복해 최근 퇴원했으며 이날 미국으로 돌아갔다.

산타 분장을 한 마르코 씨(오른쪽)가 페루의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산타 분장을 한 마르코 씨(오른쪽)가 페루의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마르코 씨는 지난해 9월 배에 물이 차는 복수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고 간섬유화 진단을 받았다. 올해 2월에는 복수가 심해지고 흉수까지 생겨 호흡이 어려워졌으며 간경화 소견을 들었다. 의료진은 신장 기능까지 악화할 수 있어 간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병원 측에 따르면 마르코 씨는 페루에서 연령 제한으로 이식을 받기 어려웠고, 미국에서는 뇌사자 간이식을 받으려면 1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직접 치료 방법을 찾던 그는 생체간이식을 알게 됐고, 수술 경험과 치료 성적 등을 살펴 서울아산병원을 선택했다.

지난 5월 말 가족과 함께 한국에 온 마르코 씨는 자녀들과 이식 전 검사를 받았다. 수술은 지난 8월 14일 진행됐다. 송기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가 딸의 간 우엽을 절제하고, 이승규 석좌교수와 문덕복 교수가 아버지의 간이식을 집도했다. 수술은 17시간 넘게 이어졌다. 이후 킴벌리 씨는 수술 8일째, 마르코 씨는 수술 후 3주 차에 퇴원했다.

마르코 씨와 딸 킴벌리 씨가 귀국을 앞두고 서울아산병원 신관 옥외정원에서 간이식·간담도외과 의료진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마르코 씨와 딸 킴벌리 씨가 귀국을 앞두고 서울아산병원 신관 옥외정원에서 간이식·간담도외과 의료진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문 교수는 “굳어진 간이 대정맥을 완전히 감싸고 있어 수술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문맥-대정맥 우회로를 미리 만드는 등 철저히 준비한 덕분에 어려운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석좌교수는 “말기 간부전과 간암 환자들이 마지막 희망을 안고 찾는 병원이 됐다는 데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내는 물론 전 세계 환자들이 건강을 되찾고 새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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