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요즘, 몸이 긴장하고 경직되면서 이유 없이 피곤하거나 몸이 무겁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두근거림과 어지럼증, 두통, 불면 등 평소 없던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환절기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변화로 여기기 쉽지만, 이러한 증상에는 외부 환경 변화에 맞춰 체온과 혈압, 심박수 등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의 적응 과정이 관여할 수 있다.
최재혁 연세오상병원장과 오민철 오상신경외과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환절기 자율신경계 변화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과 주요 증상,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관리 방법을 알아본다.
◆추워지면 몸은 먼저 ‘혈관을 조인다’
오민철 대표원장에 따르면 자율신경계는 우리 몸이 외부 환경에 맞춰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심박수, 혈압, 혈관 수축과 이완, 체온, 소화, 땀 분비 등 수많은 기능을 실시간으로 조절한다.
그는 “특히 가을처럼 하루 동안의 온도 변화가 큰 시기에는 이러한 조절 시스템이 반복적으로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평소 자율신경 기능이 불안정했던 사람은 증상을 더 민감하게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람의 몸은 외부 온도가 떨어지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즉각적인 방어기전을 가동한다. 대표적인 변화가 말초혈관 수축이다. 피부와 손발 쪽으로 흐르는 혈액을 줄여 중심 체온을 유지하려는 반응이다.
이 과정에는 자율신경계, 특히 교감신경계가 중요하게 관여한다. 추위에 노출되면 교감신경 활동이 증가하면서 혈관이 수축하고 말초혈관 저항과 혈압이 상승할 수 있다.
이런 날씨에는 혈액순환 장애가 잘 발생하며 뇌로 혈액 순환이 떨어지면 어지럼증이나 현기증 및 브레인포그 증상이 심해질 수 있고, 척추나 관절의 혈액순환 저하는 경직을 유발하거나 통증윽 악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위장관 혈류저하는 더부룩함이나 소화불량 등의 원인이 되며 면역세포의 기능 저하도 동반될 수 있다.
가을철에는 단순히 평균기온이 낮아지는 것뿐 아니라 아침과 낮, 실내와 실외 사이의 온도 차이가 커진다는 점도 중요하다. 심박변이도(HRV)를 이용해 온도 변화와 심장 자율신경 기능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하루 동안의 온도 변화 폭이 커질수록 여러 HRV 지표가 감소하는 연관성이 관찰됐다.
연구에서는 일교차를 포함한 기온 변동성이 증가할수록 HF, LF, rMSSD 등 다양한 HRV 지표가 감소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외부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심장 자율신경 조절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시사한다.
오민철 대표원장은 “자율신경계 입장에서는 단순한 ‘추운 날’보다 아침 5도, 낮 18도와 같이 짧은 시간 안에 큰 온도 차이를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환경이 또 하나의 생리적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절기, 자율신경도 적응할 시간 필요
환절기 자율신경 관리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급격한 환경 변화를 줄이는 것이다. 아침저녁 외출 시 얇은 옷을 여러 겹 입어 체온 변화 폭을 줄이고, 실내외 온도 차가 큰 환경을 반복적으로 오가는 것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수분 섭취 역시 중요하다. 특히 기립 시 두근거림이나 어지럼증을 자주 경험하는 사람은 탈수가 증상을 악화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적절한 수분과 염분 섭취가 필요하며, 고혈압·심장·신장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일정한 수면시간을 유지하고 과도한 음주나 늦은 시간의 카페인을 줄이는 것이 좋다.
최재혁 병원장은 “자율신경계는 몸이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존재하는 시스템”이라며 “가을철에는 큰 일교차라는 환경적 스트레스에 적응하는 것만으로도 자율신경계의 일이 많아진다. 여기에 수면 부족과 과로,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더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환절기마다 두근거림, 어지럼증, 두통, 불면, 피로가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단순히 계절 탓으로 넘기기보다는 심혈관계나 내분비질환 등을 감별하면서 자율신경 기능을 함께 평가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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