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까. 내야수 이호연(KIA)이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2차전 선발 명단에 깜짝 이름을 올렸다. 그것도 중심 타선의 길을 열어야 하는 2번타자 역할을 책임진다.
KIA는 2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서 삼성과 PO 2차전을 치른다. 전날 5-1 승리에도 테이블세터가 합계 9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만큼 이범호 감독은 타선에 변화를 줬다.
이날 KIA는 박재현(좌익수)-이호연(지명타자)-김도영(3루수)-해럴드 카스트로(1루수)-나성범(우익수)-김선빈(2루수)-한준수(포수)-하주석(유격수)-김호령(중견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꾸렸다. 이호연의 2번 전진 배치가 단연 눈길을 끈다.
상대 선발 아리엘 후라도와의 궁합이 발탁에 힘을 실었다. 이호연은 후라도를 상대로 통산 5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2타수 2안타로 강했다. 이 감독은 “이호연이 후라도의 공을 잘 쳤다. 박정우의 컨디션이 썩 좋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1·2번 타자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작 이호연에게는 예상 밖의 기회였다. 경기 전 만난 그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후라도를 상대로 좋은 기억은 있었지만 선발 명단이 나오니 잠깐 긴장됐다”며 웃었다. 이어 “지금은 괜찮다. 오히려 이렇게 인터뷰하는 게 더 떨린다”고 활짝 미소 지었다.
임무는 분명하다. 그는 “어떻게든 상위 타선으로 연결해야 한다. (김)도영이와 카스트로, (나)성범이 형, (김)선빈이 형까지 기회가 이어지도록 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마냥 공을 기다릴 생각은 없다. “내 장점도 살려야 한다. 좋은 공이 오면 적극적으로 치겠다”고 덧붙였다.
승부처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는 데에는 익숙하다. 지난 8월엔 롯데를 상대로 대타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호연은 “대타로 나가면 한 타석에 모든 걸 쏟아야 한다. 몇 초 만에 끝날 수도 있는 승부”라며 “그동안 그런 상황을 많이 겪었다. 선발로 나가서도 한 타석씩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선발 출전의 부담은 설렘으로 바꾸려 한다. 이호연은 “선수단 분위기가 축제 같다. 다들 즐기면서 경기하고 있다. 함께 즐기고 싶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끓어오르더라. 날뛸 준비가 됐다”고 힘줘 말했다.
대구=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