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에이스의 역투를 멈춰 세운 건 뜻밖의 사구였다. 투수 제임스 네일(KIA)이 삼성 타선을 압도하던 중 헤드샷 퇴장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승리투수 요건까지 아웃카운트 두 개만 남긴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네일은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고 있는 삼성과의 2026 신한 SOL KBO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1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출발부터 산뜻했다. 1회말 선두타자 김지찬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후속 김성윤을 병살타로 처리하며 불을 껐다. 이후 4회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았다.
앞서 LG와의 준PO 1차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이끈 기세가 이어졌다. 네일은 정규리그서도 삼성전 4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24를 써낸 바 있다.
이날도 날카로운 제구와 다양한 구종을 앞세워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그사이 KIA 타선은 해럴드 카스트로의 투런포와 한준수의 솔로포 등을 앞세워 5-0까지 달아났다. 상대 선발 크리스 페덱과의 에이스 맞대결에서도 판정승을 거두는 듯했다.
5회 말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선두타자 르윈 디아즈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네일은 박승규와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문제는 6구째였다. 공이 박승규의 머리 쪽으로 향했고, 몸에 맞는 공이 선언되면서 네일은 헤드샷으로 즉시 퇴장당했다.
네일은 퇴장이 선언된 뒤 박승규를 향해 미안함을 표시했다. 이에 1루에 나간 박승규도 괜찮다는 제스처로 응답했다. 올 시즌 KIA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켰던 에이스의 첫 PO 등판은 허무하게 끝났다. 투구 수는 단 57개였다.
PO 역사상 첫 헤드샷 퇴장이다. 포스트시즌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세 번째다. 앞서 2003년 한국시리즈 4차전 김정수(SK), 2014년 준PO 1차전 류제국(LG)이 같은 이유로 퇴장당했다.
KIA도 급히 불펜을 가동해야 했다. 네일을 대신해 정해영이 서둘러 몸을 풀고 마운드에 올랐다. 강민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박승규에게 2루 도루를 허용한 뒤 김영웅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네일이 남긴 주자가 홈을 밟으면서 그의 실점도 1점으로 늘었다. 그의 이날 최종 성적은 4⅓이닝 1피안타 3탈삼진 1실점이다.
양 팀 선발투수 모두 5회를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서 내려온 가운데 PO 1차전의 무게추는 불펜 승부로 옮겨갔다. KIA는 5회 말 종료 기준 5-1로 앞서 있다.
대구=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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