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고요.”
2년 전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왕좌 앞에서 승자와 패자는 갈리기 마련이다. 당시 축포를 쏘아 올린 KIA다. 축제 분위기 뒤편에서, 삼성은 조용히 분을 삭여야 했다. 좌완 투수 이승민 역시 마찬가지. 생애 첫 포스트시즌(PS)서 많은 것을 느꼈다. 이승민은 “시리즈가 끝나고 상대 선수들이 세리머니를 하더라”면서 “분한 마음이 들었다. 역시 2등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구나 싶더라. 꼭 1등을 해서 상대팀이 우리를 그렇게 바라보게끔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났다. 이번엔 KS로 가는 길목에서, 다시 KIA를 만났다. 팀 내 위치도 많이 달라졌다. 필승조 한 축으로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 올 시즌 74경기 68이닝 동안 6승2패 23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2,65 등을 마크했다. 심지어 마무리 김재윤이 부상 악재로 자리를 비웠다. 이승민의 역할은 더 막중해졌다. 이승민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자리는 솔직히 상상도 못했다. 이런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것 자체가 영광스럽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을 단단히 먹는다. 삼성은 정규리그 2위 자격으로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에 직행했다. 그럼에도 많은 전문가들이 KIA의 우세를 점친다. 준PO서 보여준 임팩트가 워낙 강했기 때문이다. KIA는 LG와의 준PO서 3전 전승으로 올라왔다. 이승민은 “준PO를 챙겨봤는데, 정말 잘 치더라”면서도 “우리 불펜 투수들은 항상 강하다고 생각해 왔다. (김)재윤이 형이 아쉽게 부상으로 빠졌지만, 충분히 다른 투수들이 잘 던져서 메울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대신 머릿속은 비우고자 한다. 너무 많은 생각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이승민은 “(PO를 앞두고) 훈련 기간 내내 우리는 ‘무조건 이긴다’라는 생각만 했다”며 “주변에서 (시즌 내내) 잘해왔기 때문에 이렇게 큰 축제에 참여할 수 있는 거라고 말씀하시더라. 단순하게 생각하려 한다. 축제를 즐기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체력적으로 회복이 많이 됐다. 언제 어떤 상황에 올라가든, 상대가 강해도, 힘 대 힘으로 맞붙겠다”고 눈빛을 번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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