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2024?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조별리그에서의 아쉬움은 온데간데없었다. ‘13억의 사나이’다운 진짜 위용은 승부처에서 터졌다. 허수봉(현대캐피탈)이 토너먼트 첫 경기부터 코트 위를 날아올랐다. 부진을 완벽히 털어내는 화끈한 공격력으로 팀의 결승 진출을 견인했다.
현대캐피탈은 24일 전남광주 여수의 진남체육관서 열린 2026 여수 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KOVO컵) 남자부 준결승전에서 한국전력을 세트 점수 3-1(18-25 25-20 25-15 25-17)로 제압했다. 결승에선 숙명의 라이벌 대한항공과 맞붙는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통산 6번째 정상에 오르며 2024년 이후 2년 만에 왕좌를 탈환하게 된다.
직전 대회 기권의 아픔을 딛고 거둔 값진 결과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대회 당시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 리베로 자원의 연쇄 공백으로 중도 기권하는 악재를 겪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과정 역시 순탄치 않았다. OK저축은행을 3-2, 삼성화재를 3-0으로 잡았으나 대한항공전에서 0-3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2승 1패 조 2위로 4강에 올랐다. 대한항공전에선 팀 내 최다 득점이 레오의 9점에 그칠 정도로 공격력 빈곤에 시달렸다.
팀의 간판 허수봉의 침묵도 길었다. 허수봉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보수 총액 13억 원(연봉 8억 원·옵션 5억 원)에 재계약하며 남자배구 역대 최고액 몸값을 경신했다. 하지만 조별리그 1차전 공격성공률 39.13%(11점)에 그쳤다. 2차전과 3차전도 각각 9점과 5점을 기록하며 이름값에 미치지 못했다.
토너먼트가 열리자 공수 양면에서 한 차원 높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날 공격점유율 27.93%를 책임지며 팀 내 최다인 17점을 몰아쳤다. 이번 대회 자신의 한 경기 최다 득점이다. 공격뿐만 아니라 디그 6개 중 5개를 성공시키고 서브 득점 2개를 보태며 공수 양면에서 코트를 지배했다.
허수봉은 2024년 KOVO컵 우승 재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당시 현대캐피탈은 조별예선서 대한항공에 패배했지만, 결승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허수봉은 “우리가 할 수 있는 플레이만 펼친다면 우승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조별리그 예선에서는 대한항공에 졌지만, 2024년처럼 결승전에서 승리하는 시나리오를 다시 한번 재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시 만난 대한항공을 향해선 겸손하면서도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허수봉은 “대한항공은 팀적으로 워낙 강한 상대”라며 “우리가 원래 공격력이 강한 팀인데 이번 KOVO컵에서는 손발을 맞추는 과정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번 결승전은 도전자의 입장으로 물러서지 않고 거세게 부딪혀 보겠다”고 덧붙였다.
여수=박상후 기자 psh6554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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