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의 가을 사냥은 계속된다. 프로야구 LG의 경계망을 홈런포 세 방으로 뚫은 ‘슈퍼스타’ 김도영(KIA)이 이번엔 사자 군단을 향해 포신을 돌린다.
KIA는 오는 2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정규리그 2위 삼성과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1차전을 치른다. LG를 3연승으로 제압해 준플레이오프(준PO)를 통과한 KIA의 다음 목표는 2년 만의 한국시리즈(KS) 진출이다.
상대 사령탑도 김도영의 존재감을 의식하고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KIA의 준PO를 지켜본 뒤 “포스트시즌(PS)에서도 슈퍼스타다운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삼성이 김도영을 경계할 이유는 충분하다. 올해 정규리그 삼성전 16경기서 타율 0.306(62타수 19안타) 20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키움전과 함께 상대 팀별 최다인 9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KIA가 삼성과의 맞대결에서 9승7패로 앞서는 데도 김도영의 맹타가 한몫했다.
결전지인 대구서도 강했다. 원정 7경기서 4홈런 8타점을 올렸고, 지난 9월8일엔 이곳에서 KIA 국내 선수 최초로 시즌 40호포를 터뜨렸다. 45홈런으로 홈런왕에 오른 그에게 대구는 좋은 기억이 남아 있는 곳이다.
매서운 장타력은 가을에도 식지 않는다. LG는 경계하고도 막지 못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준PO를 앞두고 “김도영 앞에 주자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20일 잠실서 열린 3차전 2회 초, 3-0으로 앞선 1사 만루서 김도영에게 결정적인 한 방을 얻어맞았다. 바뀐 투수 존 케네디의 직구를 걷어 올려 비거리 145m짜리 대형 아치를 그렸다.
PS 최연소 만루홈런(23세18일)이자 준PO 최장거리 홈런 신기록이었다. KIA는 13-1 대승으로 시리즈를 끝냈다.
사실 김도영의 방망이는 1차전부터 번뜩였다. 이때 4회 결승 솔로포에 이어 8회 쐐기 투런포를 날린 것. 준PO 세 경기서 때린 안타 3개를 모두 홈런으로 장식하며 8타점을 쓸어 담았다. 기자단 투표 97표 중 84표를 얻어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2년 전 첫 가을야구였던 KS에서 5경기 동안 기록한 1홈런 5타점을 단 세 경기 만에 넘어섰다. 김도영은 “필요할 때마다 홈런이 나오는 게 신기하다”고 웃었다.
KIA도 오랜 징크스를 깨고 새 역사를 썼다. 전신 해태 시절을 포함해 KS에서만 12차례 정상에 올랐지만 준PO에선 앞선 네 차례 모두 탈락한 바 있다. 준PO 통산 2승9패에 그쳤던 KIA는 15년 만에 다시 나선 이 무대서 김도영을 앞세워 구단 사상 처음으로 준PO 문턱을 넘어선 것이다.
홈런왕의 화력은 멈출 기색이 없다. 김도영은 “PO와 KS 역시 준PO에 버금가는 실력을 내겠다”고 힘줘 말했다. 물론 다음 관문에는 익숙한 강적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최형우(삼성)다. 김도영은 “같은 팀에 있을 때도 엄청난 선배였다. 적으로 만난다면 정말 무서울 것”이라며 승부처에 강한 베테랑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삼성과의 정규리그 상대 전적에 대해서도 “좋았다고 절대 자만하거나 방심하지 않겠다. 단기전은 다르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도영이 LG에 이어 삼성의 집중 견제까지 뚫고 또 한 번 그라운드 위에서 힘차게 포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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