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들이 두뇌 서바이벌 예능을 앞세워 시청자 잡기에 나섰다. 기존의 두뇌 싸움과 심리전뿐 아니라 정치·경제, 추격전 등으로 경쟁의 영역을 넓히는 한편 검증된 서바이벌 강자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웨이브부터 넷플릭스까지…두뇌 서바이벌 경쟁 본격화
두뇌 서바이벌 예능에 가장 적극적인 플랫폼 중 하나는 웨이브다. 최근 종영한 ‘더 커뮤니티2: 보이지 않는 손’은 정치 성향과 계급, 젠더 등 서로 다른 가치관을 지닌 참가자들이 하나의 사회를 구성하고 권력과 자원을 둘러싸고 경쟁하는 사회실험형 서바이벌이다. 기존 두뇌 게임이 수리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겨뤘다면 이 프로그램은 참가자 간 협상과 설득, 이해관계에 따른 연합과 대립에 초점을 맞췄다.
성과도 뚜렷했다. 공개 첫 주말 웨이브 신규 유료가입 견인 콘텐츠 1위에 올랐으며, 같은 기간 시즌1보다 약 6배 높은 성과를 거뒀다. 방영 중반에는 첫 주 대비 시청자 수가 약 1.6배, 시청시간은 3.2배 증가하며 웨이브 전 장르 주간 시청시간 1위를 기록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TV-OTT 드라마·비드라마 통합 화제성에서도 정상을 차지했다.
지난 7월 공개된 ‘피의 게임 X’ 역시 흥행에 성공했다. 역대 시즌 출연자들과 다른 서바이벌 프로그램 출신 강자들이 팀을 이뤄 대결하는 방식으로 기존 시리즈와 차별화하며 TV-OTT 통합 비드라마 화제성 조사에서 총 여섯 차례 1위에 올랐다. 이 밖에도 웨이브는 지난 3월 가짜뉴스의 진위를 가리는 ‘베팅 온 팩트’ 등 다양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잇달아 선보이며 장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디즈니+도 두뇌 서바이벌 예능에 뛰어들었다. 지난달 30일 공개한 ‘술래게임’은 누구나 익숙한 술래잡기에 마피아 게임의 심리전과 추격전을 결합한 프로그램이다. 야구선수 출신 황재균과 여행 크리에이터 빠니보틀 등 다양한 분야의 13명의 참가자가 술래의 정체를 추리하고 상대를 쫓으며 최후의 생존자를 가린다. 기존 두뇌 서바이벌의 복잡한 규칙 대신 직관적인 놀이를 활용해 시청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 공개에 앞서 유튜브에 선보인 1회 풀버전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수 54만회를 넘어서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검증된 인기 지식재산권(IP)을 앞세운다. 다음달 10일 공개되는 ‘데블스 플랜’ 시리즈의 시즌3 ‘데블스 플랜: 데드 어게인’은 역대 최다인 16명의 참가자가 우승을 놓고 경쟁한다. 더 지니어스 등에서 활약한 장동민과 홍진호, 오현민을 비롯해 데블스 플랜 시즌1·2 우승자인 하석진과 정현규 등이 출연한다. 이미 실력을 입증한 강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기존 팬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데블스 플랜은 앞선 시즌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도 입증했다. 2023년 시즌1은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쇼 비영어 부문 3위에 올랐으며 한국을 포함한 23개국 톱10에 진입했다. 지난해 공개된 시즌2 역시 공개 첫 주 170만 시청수를 기록하며 글로벌 톱10 비영어 시리즈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충성 팬덤에 IP 확장성까지
OTT 플랫폼들이 두뇌 서바이벌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충성도 높은 팬덤과 시즌제로 이어갈 수 있는 IP 확장성이 자리한다. 참가자들의 승패뿐 아니라 게임 과정에서 형성되는 연합과 배신, 전략과 심리전까지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이 직접 승부를 예측하거나 참가자의 선택을 분석하고 온라인에서 의견을 나누는 등 방송 이후에도 관심이 이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이미 확보한 팬덤을 다음 시즌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기존 프로그램의 세계관과 규칙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참가자나 게임 방식을 도입하면 익숙함과 신선함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 웨이브의 피의 게임과 더 커뮤니티, 넷플릭스의 데블스 플랜이 시즌을 거듭하며 경쟁 구도와 게임 구조를 바꾸는 것도 이러한 전략과 맞닿아 있다.
더 커뮤니티2 제작발표회 당시 권성민 PD는 “시즌1이 주로 정치학에 관련된 이야기를 다뤘다면 시즌2에서는 경제학 혹은 국제정치, 외교 개념을 많이 넣었다”고 전작과의 차별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 방송업계 관계자는 “두뇌 서바이벌은 참가자들의 전략과 심리전을 시청자들이 함께 분석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충성도 높은 팬덤이 형성되는 장르”라며 “시즌제로 이어가며 기존 시청자층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유사한 프로그램이 늘어나는 만큼 새로운 게임 방식과 차별화된 기획력이 흥행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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