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많이 부족했습니다.”
쌍둥이 군단을 이끄는 ‘캡틴’ 박해민의 눈빛에 아쉬움이 가득하다. 프로야구 LG의 2026시즌이 마무리됐다.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3차전서 1-13으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3전 전패로 발걸음을 멈췄다. 박해민은 “주장으로서 내가 팀을 더 잘 이끌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면서 “부족한 주장을 이렇게 따라 한 시즌 함께해준 팀원들에게 너무 고맙다는 얘기를 전하고 싶다”고 담담히 소회를 밝혔다.
어려운 시리즈였다. 경기를 치를수록 상대는 기세를 높였다. 정규리그까지 더해 KIA전 10연패다. 준PO 2~3차전은 사실상 초반에 주도권이 넘어갔을 정도로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이날도 마찬가지. 2회에만 홈런 두 방을 허용하며 7실점했다. 박해민은 선수단을 모아놓고 “져도 된다”고 말했다. 포기하자는 말이 아니었다. 지더라도 당당하게, 끝까지 맞서자는 의미였다. 박해민은 “한 번에 해결하려고 하면 더 안 된다. 작은 것부터 하나씩 하다 보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을 북돋았다.
고군분투했다. 박해민은 준PO를 치르는 내내 치고, 달리고, 잡았다. 3경기서 타율 0.583(12타수 7안타)를 때려냈다.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타율이다. 적장 이범호 KIA 감독도 “LG서 박해민의 타격감이 가장 좋은 것 같다”며 경계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럼에도 고개를 숙인다. 팀 패배 앞에서 개인 기록은 뒤로 미뤄 놓았다. 박해민은 “(주장으로서) 솔선수범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구단에서도 분명히 기대를 많이 하셨을 텐데,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고 끄덕였다.
시리즈 내내 이렇다 할 반격의 실마리를 만들어내지 못하다 보니, 주변에서 날선 시선이 쏟아지기도 했다. 박해민은 그조차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내가 부족했기에 그런 이야기들이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뗀 박해민은 “가장 가까이에서 보지 않았나. (안일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 선수는 한 명도 없었을 거라 믿는다. 만약 그런 선수가 있었다면, 내가 나서서 얘기를 했을 것이다. 내가 조금 더 나서서 분위기를 다잡거나 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부족했다”고 반성했다.
이렇게 또 한 번의 시즌이 막을 내렸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출발했지만,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던 시즌이기도 하다. 박해민은 끝까지 응원해준 팬들을 떠올렸다. “144경기 넘게 열심히 응원해주셨는데 기대에 보답하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 한 시즌 돌아보면 연패도 많았는데, 내 역량이 부족했기에 그럴 때 팀 분위기를 빠르게 바꾸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지금의 이 기분을 그냥 넘기지 않았으면 한다. 더 독한 마음으로 비시즌 준비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