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산책을 하고 하루 걸음 수를 확인하는 어르신들이 있다. 꾸준히 걷는 습관은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지만, 걷기만으로 노년기에 필요한 신체 기능을 모두 관리하기는 어렵다. 평지는 잘 걸어도 계단을 오르기 힘들거나 의자에서 일어날 때 손으로 몸을 짚어야 한다면 근력과 균형 능력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노년기 운동의 목표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움직임을 유지하는 데 있다. 혼자 일어나고, 장을 보고, 외출할 수 있는 능력을 오래 지키려면 유산소 운동에 근력·균형 운동을 함께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 걷는데 계단은 힘들다면…근력 운동도 함께
걷기는 특별한 장비 없이 생활 속에서 실천하기 좋은 운동이다. 다만 산책을 꾸준히 한다고 해서 다리와 몸통의 근력이 충분히 유지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얼마나 오래 걷는지와 함께 일어설 때 힘이 드는지, 계단에서 난간에 의지하는 정도가 늘었는지 등 생활 속 변화도 살펴야 한다.
수원 S서울병원 신경과 임진희 원장은 “노년기에는 하루 걸음 수뿐 아니라 일상에서 어떤 움직임이 어려워졌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산책을 꾸준히 하더라도 의자에서 일어나거나 계단을 오르는 동작이 힘들다면 근력과 신체 기능을 함께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WHO는 65세 이상 고령층에 주당 150~300분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과 주 2일 이상의 주요 근육군(다리, 엉덩이, 등, 가슴, 복부, 어깨, 팔) 강화 운동을 권고한다. 이를 통해 심폐 기능을 강화하고, 근감소증을 예방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낙상 예방과 신체 기능 유지를 위해 주 3일 이상 균형과 근력을 강조한 복합 신체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다만 이는 일반적인 권고량으로, 개인의 체력과 질환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
운동 경험이 적거나 움직임이 불편한 경우에는 권고량을 처음부터 채우려 하기보다 실천 가능한 수준에서 시작하는 편이 좋다.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나기 같은 동작도 개인에게 적절한지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지지대를 사용하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몸을 움직이는 습관, 뇌 건강 관리에도 도움
노년기 신체활동은 근육과 관절 관리에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WHO는 규칙적인 신체활동이 고령층의 인지 건강과 정신 건강, 수면에도 이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운동을 한다고 치매를 확실히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며, 운동은 전반적인 건강 관리의 한 부분으로 접근해야 한다.
임 원장은 “뇌 건강을 위해 운동을 시작한다면 특정 운동 하나의 효과에 기대기보다 자신의 상태에 맞는 신체활동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억력 변화가 걱정되거나 보행이 불편해졌다면 운동으로만 해결하려고 하기보다 원인을 확인하는 진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넘어질까 봐 운동을 피한다면…안전한 시작부터
낙상 경험이나 관절 통증이 있는 어르신에게 운동을 권할 때는 안전한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다. 다른 사람의 운동량을 따라가기보다 현재 가능한 움직임과 도움이 필요한 동작을 구분해야 한다.
보호자는 부모님에게 “많이 걸으세요”라고 권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평소 외출이나 집 안에서의 움직임에 어려움이 있는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 운동을 지속하기 어렵게 만드는 통증이나 불편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진료를 통해 운동 종류와 강도를 조정할 수 있다.
임 원장은 “노년기 운동은 남들만큼 하는 것보다 자신의 몸에 맞게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성질환과 복용 약, 통증, 보행 상태를 고려해 운동 계획을 세우고, 혼자 하기 불안한 동작은 보호자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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