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승부 속 잊지 않은 가치…허리 숙이고 무릎 꿇은 김진수

사진=최서진 기자
사진=최서진 기자

 김진수(서울)가 허리를 깊이 숙였다. 눈앞에 나타난 홍시후(김천)의 다리를 살피며 걱정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조금 전까지 치열하게 맞붙었던 상대다. 승부는 끝났지만 상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았다. 스포츠맨십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프로축구 서울과 김천이 맞붙은 지난 18일 K리그1 32라운드(2-2). 김진수는 전반 42분 홍시후가 돌파하는 과정에서 충돌해 페널티킥을 내줬다. 김진수가 먼저 넘어졌고, 홍시후는 그의 다리에 왼발이 걸려 쓰러졌다. 홍시후는 결국 들것에 실려 나갔다.

 

 마음 한편에 미안함이 남았다. 김진수는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홍시후가 다친 것 같아서 상태를 물어봐야 할 것 같다. 좀 크게 다친 것 같다”며 “따로 연락해 보려고 한다”고 걱정했다. 마침 홍시후가 믹스트존에 모습을 드러냈다. 병원에서 1차 진료를 받고 돌아온 길이었다. 김진수는 인터뷰를 마치자 홍시후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 반깁스를 한 다리를 살피며 걱정하는 마음을 직접 전했다.

 

 김진수가 몸을 낮춘 장면은 그라운드에서도 있었다. 페널티킥 판정을 둘러싸고 아쉬움을 느낀 그는 심판에게 설명을 요청했다. 감정을 앞세워 항의하기보다 심판과 소통하려 노력했다. 무릎까지 꿇었다. 하지만 요청한 온필드 리뷰는 이뤄지지 않았고 판정도 유지됐다. 이 과정에서 김진수는 경고도 받았다.

 

 김진수는 “심판과 소통을 하고 싶었다. 이해를 하고 싶었다. 항의하는 게 절대 아니라고 전달했고, 돌려보지 않는 이유에 대해 물어봤다. 내가 걸어서 피해를 줬다고 얘기를 하더라. 나는 사실 뒤에서 밀어서 넘어진 거였다”며 “판정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없다는 걸 안다. 당시엔 심판과 소통을 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은 김천전에서 승리했다면 오는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강원FC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시즌 내내 1위를 달린 서울에 김천전 승리는 간절했다. 김진수는 “나의 개인적인 실수로 기회를 내줘서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며 “결과에 대해 내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경기를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충돌도,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도 따른다. 중요한 건 그 순간을 마주하는 태도다. 김진수는 아쉬운 판정엔 설명을 구했고 다친 상대에게는 먼저 다가가 마음을 전했다. 치열한 승부 속에서도 지켜야 할 가치를 돌아보게 한 장면이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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