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8회 출근, 9회 퇴근’… 호랑이 승리 지키는 전상현의 바쁜 가을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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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자꾸 불러내 미안한데, 마무리는 기꺼이 더 던질 기세다. 프로야구 KIA 마무리 전상현의 이야기다.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첫 두 경기 모두 8회 2사에 나서 멀티이닝 세이브를 거뒀다. 남은 가을야구에서도 매 경기 던질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 “가능합니다”라고 시원하게 답했다.

 

실제로 KIA의 가을 첫 두 경기는 모두 전상현이 끝냈다. 그는 17, 1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서 열린 LG와의 준PO 1·2차전에서 합계 2⅔이닝 43구를 던졌다. 2연승을 거둔 KIA는 플레이오프(PO) 진출까지 승전고 한 차례만 남겨뒀다.

 

2차전에선 가장 긴박한 순간 공을 넘겨받았다. 짖궂은 악천후과 함께했던 하루였다. 여기에 6-3으로 앞선 8회 초 2사 1·2루, 조상우가 연속 안타를 허용하자 KIA 벤치는 전상현을 불렀다. 이재원을 3구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9회에도 세 타자를 차례로 잡았다.

 

1⅓이닝 무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첫판에서도 8회 2사 1루에 나와 오스틴 딘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문정빈을 뜬공으로 잡고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책임졌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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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로선 오랜 뒷문 고민을 덜어낸 게 반갑다. 정규리그에선 정해영과 성영탁, 이의리 등을 번갈아 클로저로 기용하고도 블론세이브가 22차례 쏟아졌다. 팀의 29세이브를 7명이 나눠 올릴 정도였다. 시행착오 끝에 우뚝 선 전상현은 통산 124홀드로 타이거즈 구단 역대 최다 기록을 보유한 투수다. 수년간 승리의 징검다리를 놓아온 그가 이제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책임지고 있다.

 

믿고 맡길 마무리를 찾았지만, 전상현에게 일이 몰리는 건 걱정이다. 4월 늑간근 미세손상으로 약 두 달을 쉰 그는 정규리그 막판부터 부쩍 바빠졌다. 이달 3일부터 준PO 2차전까지 KIA가 치른 11경기 중 8경기에 등판해 159구를 던졌다. 1이닝을 넘겨 던진 경기도 5차례다. 투구 수와 멀티이닝 등판 모두 이 기간 팀 구원진 최다다.

 

이범호 KIA 감독도 잦은 호출이 마음에 걸린다. 그는 “많이 던지고 있어 감독으로서 미안한 마음”이라면서도 “전상현이 잘 받쳐준 덕분에 선수들과 팬들이 즐겁게 웃으며 경기장을 나갈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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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탑의 말을 전해 들은 전상현은 “더 부담감을 주시는 것 같다. 평소에도 장난식으로 그런 말씀을 많이 하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지금 몸 상태는 좋다. 감독님이 믿고 내보내 주시는 만큼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필승조 일원인 성영탁 역시 선배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동시에 “(전)상현이 형이 올라오면 막을 것 같다”며 “당당하게 마운드를 내려오는 모습이 정말 멋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19일 이동일에 하루 숨을 고른 뒤 20일 잠실서 3차전을 치른다. 언제든 마운드에 오를 준비는 돼 있다. 다만 전상현이 내심 바라는 건 동료들의 넉넉한 득점 지원이다. 정규리그 팀 OPS(출루율+장타율) 0.782로 공동 1위에 오른 KIA 타선이라면 기대할 만하다.

 

그는 “타자들이 좋아서 대량 득점이 날 수도 있다. 그러면 경기도 편하게 풀리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불펜에서도 항상 간절하게 응원하고 있다”고 웃었다. 잠실에선 전상현이 하루쯤 ‘마운드 출근’ 없이 승리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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