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전고에도 반성문부터 써 내려간다. 선발투수에겐 엄지를 치켜세웠지만, 불펜을 향해선 거듭 쓴소리다. 포수 김태군(KIA)이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첫판 승리 뒤 내놓은 평가다. 뒷문을 지킨 전상현 역시 아쉬웠던 투구부터 돌아봤을 정도다.
KIA는 17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서 열린 LG와 2026 신한 SOL KBO 준PO 1차전에서 5-1로 이겼다. 김태군은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안방에서 투수진을 이끌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특히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에이스 제임스 네일을 향해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태군은 “네일은 공이 워낙 좋았다. 투심 움직임이나 스위퍼 등 전체적인 흐름이 (우승했던) 2024년 한국시리즈 때와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뒷문이다. 이날 네일이 내려간 뒤 2이닝을 실점 없이 매조졌지만, 아찔한 순간이 적잖았다. 대표적인 장면이 KIA가 3-1로 앞선 8회 초 나왔다. 2사 1루에서 구원 등판한 전상현은 오스틴에게 우익수 방면 안타를 허용했다. 4구째 슬라이더가 문제였다.
김태군은 바깥쪽을 요구했지만 공은 높은 쪽 가운데로 몰렸고, 그대로 통타당해 2사 1, 2루 위기가 이어졌다. 다행히 후속 문정빈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 실점은 피했다.
경기 뒤에도 안방마님이 마냥 웃기만 할 수는 없었던 배경이다. 특유의 거침없는 화법으로 “미친 거죠”라고 운을 뗀 뒤 “이 중요한 무대에서 반대쪽으로 던진다는 건 정말 위험한 투구”라고 했다. 이어 “사람이니 반대 투구가 나올 수는 있다. 그래도 미팅 때 최대한 원하는 코스로 던져달라고 했는데, 오늘은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전체적으로 위험한 순간이 많았다”고 짚었다.
마무리를 향한 신뢰가 있기에 전할 수 있는 ‘따끔한’ 조언이었을 터. 김태군은 시즌 중 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졌던 전상현을 향해 “이제 쉬었으니 일을 해야 한다. 연봉 3억원 이상 받으면 (팀이) 힘들 때 해줘야 한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도 “(전상현) 본인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고맙게 생각한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전상현 역시 자신의 투구에 만족하지 않았다. 1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 세이브를 써낸 그는 “오늘 컨디션이 정말 안 좋았다. 그래도 막아내고 팀이 이겨서 다행”이라며 “내일부터 다시 리셋하고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광주=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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