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빼앗겨도 스포츠로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던 순간부터 한국 축구 레전드 박지성의 시간까지. 한국 스포츠의 희로애락을 한데 모은 국립스포츠박물관이 문을 활짝 열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함께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국립스포츠박물관 개관식을 개최했다. 국내 최초의 국립 스포츠 분야 박물관으로, 한국 스포츠의 역사를 기록하고 국내외로 흩어진 스포츠 유산을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하기 위해 조성됐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스포츠의 기록과 유산이 국가 차원에서 보존되고 그 가치를 다음 세대로 이어가는 소중한 공간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 땀, 눈물 그리고 환한 미소까지 모두 담겨있다.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한국 스포츠의 발자취가 펼쳐진다. 특히 1947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고(故) 서윤복이 획득한 우승 메달이 눈에 띈다. 당시 대한민국 정부 수립 전이었지만 서윤복은 태극기와 KOREA를 새긴 유니폼을 입고 달렸다. 동양인 최초로 대회 정상에 올랐다. 무엇보다 태극마크를 달고 거둔 국제대회 첫 우승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한국 스포츠를 빛낸 스타를 조명하는 공간도 있다. 첫 주인공은 한국 축구의 전설 박지성이다. 2004~2005시즌 PSV 에인트호번서 뛸 당시 유니폼과 축구화, 2006~200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컵 등 관련 유산이 빼곡하다. 좀처럼 공개되지 않았던 어린 시절 일기장도 눈길을 끈다. ‘제목: 늦게 시작한 운동’으로 “뒷공간은 중요한데 왜 못 볼까?” 고민했던 어린 박지성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박물관이 소장한 스포츠 관련 자료는 7만여 점에 달한다. 한국 축구의 개척자 김용식의 축구화, 한국 최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양정모의 경기복, 1988 서울올림픽 성화봉과 개회식 굴렁쇠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지하 2층부터 지상 4층까지의 규모로 기획전시실과 상설전시관, 수장고(보존 창고) 등이 자리하고 있다.
더불어 스포츠를 직접 즐길 수 있도록 꾸며놓은 기획전시실, 어린이박물관도 있다. 어린 시절 골목길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땅따먹기부터 미니 클라이밍까지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개관을 기념해 ‘나의 기록 카드’, ‘명장면 스튜디오’ 등의 체험행사도 진행된다. 박물관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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