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잇따라 극장가를 찾으며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탄탄한 팬덤을 확보한 게임 지식재산권(IP)이 흥행 보증수표로 떠오르면서 할리우드의 게임 원작 영화 제작 열기도 한층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레지던트 이블’ 글로벌 대박…스‘트리트 파이터’도 출격
지난달 국내 개봉한 ‘레지던트 이블: 0번째 밤’은 13일 북미 박스오피스 집계 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 기준 전 세계 누적 흥행 수익 약 3억2044만 달러(약 4500억원) 매출을 올렸다. 제작비 7500만 달러의 4배를 넘어섰다. 기존 시리즈의 흥행 기록까지 경신하며 시리즈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이 영화는 일본 게임사 캡콤의 대표적인 서바이벌 호러 게임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공포영화 ‘바바리안’(2022), ‘웨폰’(2025)을 연출하며 성공을 거둔 잭 크레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기존 밀라 요보비치 주연의 레지던트 이블 영화 시리즈와 연결되지 않는 리부트 작품이다.
화려한 액션보다는 제한된 공간과 자원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원작 게임 특유의 공포와 긴장감을 살리는 데 집중했다. 새로운 인물을 중심으로 독립적인 이야기를 펼쳐 게임을 접하지 않은 관객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게임의 임무 수행 구조와 생존의 긴장감을 영화적으로 구현했다는 점이 호평 받았다.
역시 캡콤의 인기 게임을 원작으로 한 ‘스트리트 파이터’는 14일 국내 개봉한다. 1987년 첫선을 보인 원작은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며 격투 게임 장르를 대표하는 시리즈로 자리 잡았다.
게이머에게 익숙한 캐릭터가 스크린에 대거 등장한다. 앤드루 코지가 류, 노아 센티네오가 켄, 칼리나 량이 춘리를 연기한다. 여기에 제이슨 모모아가 블랑카, 프로레슬러 로만 레인즈가 고우키, 래퍼 50센트가 발로그로 합류했다. 원작의 인기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하는 데다 파동권 등 상징적인 격투 기술이 실사로 구현될 예정이다.
할리우드가 게임 IP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진 흥행 성공이 있다. 2023년 개봉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전 세계에서 약 13억5900만 달러(약 1조9000억원)를 벌어들이며 게임 원작 영화의 흥행 역사를 새로 썼다. 지난해 개봉한 ‘마인크래프트 무비’도 약 9억6000만 달러(약 1조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4년 개봉한 ‘수퍼 소닉3’ 역시 약 4억9000만 달러(약 6562억원)의 흥행 수익을 올리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실패작에서 흥행 보증수표로…달라진 게임 영화
성공 요인으로는 이미 확보된 탄탄한 팬덤이 꼽힌다. 수십 년간 사랑받은 게임의 캐릭터와 세계관은 별도의 설명 없이도 관객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는 강력한 자산이다. 여기에 게임을 직접 즐겼던 성인 세대와 새로운 어린이 관객까지 아우를 수 있다는 점도 흥행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게임을 단순히 영상으로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화만의 이야기와 볼거리를 더한 점도 주효했다.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게임의 자유로운 창작 세계를 모험극으로 재구성해 젊은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였다. 개봉 첫 주말 북미 관객의 64%가 25세 미만으로 집계될 만큼 젊은 층의 호응이 두드러졌다.
제작사 입장에서도 검증된 게임 IP는 매력적이다. 원작의 높은 인지도를 활용해 마케팅 효과를 높일 수 있고, 영화 흥행이 다시 게임 판매와 캐릭터 상품, 후속 콘텐츠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캡콤과 닌텐도 등 주요 게임사들은 영화화를 통해 자사 IP의 가치를 확대하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다만 원작의 인기가 영화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게임 특유의 재미를 무리하게 영상으로 옮기거나 기존 팬들의 기대에만 의존할 경우 일반 관객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실제로 과거에는 ‘워크래프트’·‘어쌔신 크리드’·‘몬스터 헌터’ 등 원작의 인기에 편승해 제작됐다가 흥행과 작품성 모두에서 혹평받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흥행 열기 잇는다…2027년에도 게임 영화 풍년
그럼에도 최근 잇따른 흥행 성공에 힘입어 게임 원작 영화 제작은 더욱 활발해지는 추세다. 올해 연말부터 내년까지 다양한 인기 게임 IP를 활용한 작품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오는 12월에는 인기 모바일 게임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앵그리버드 무비 3’가 관객을 찾는다. 2016년 첫 영화와 2019년 속편에 이은 세 번째 작품으로, 개성 넘치는 새들의 모험을 다시 한번 그린다.
내년에는 더욱 굵직한 작품들이 대기하고 있다. 3월에는 ‘수퍼 소닉 4’, 4월에는 닌텐도의 대표적인 액션 어드벤처 게임을 실사화한 ‘젤다의 전설’이 개봉할 예정이다. ‘메이즈 러너’ 시리즈를 연출한 웨스 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킨 ‘마인크래프트 무비’의 속편도 내년 7월 개봉을 목표로 제작되고 있다.
아울러 영화사 A24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엘든 링’을 실사 영화로 제작 중이다. ‘엑스 마키나’, ‘시빌 워’의 알렉스 갈런드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2028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밖에도 ‘데스 스트랜딩’, ‘바이오쇼크’ 등 유명 게임을 영화화하는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최근에는 CDPR의 인기 게임 ‘사이버펑크 2077’의 실사 영화 개발 소식도 전해졌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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