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듬이 소리, 금박 두드리는 소리, K-컬처의 원형을 입고 듣다…한복 입고 듣는 ‘경복궁의 밤’ 선봬

경복궁 한복 연향, 10월 9~10일 진행
사진=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사진=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본부장 조규형)와 국가유산청 산하 국가유산진흥원(원장 이귀영)은 ‘2026 가을 궁중문화축전(10. 7.~10. 11.)’의 대표 야간 프로그램 ‘경복궁 한복 연향’을 10월 9일(금)과 10일(토) 이틀간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경복궁 야간관람 권역 일대에서 선보인다고 8일 밝혔다.

 

‘경복궁 한복 연향’은 궁중 잔치를 뜻하는 ‘연향(宴享)’에 한복을 더한 이름처럼, 관람객이 한복을 입고 밤의 경복궁을 거닐며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야간 복합 프로그램이다. 근정전과 수정전, 강녕전, 교태전, 경회루 일대에 재현·전시·공연·체험·협업 등 15개 프로그램이 동시에 펼쳐진다. 행사 첫날인 10월 9일은 한글날인 만큼, 궁중 한글 서체인 궁체를 조명하는 전시도 함께 마련된다. 

 

행사의 시작과 끝은 궁중 일상재현 '왕가의 산책'이 장식한다. 왕과 왕비, 세자, 세자빈 등 왕가 행렬과 수문군이 오후 7시 근정전 권역을, 8시 30분에는 계조당에서 경회루까지 이동하며 퍼레이드를 펼치고, 관람객과 함께하는 사진 촬영 시간도 갖는다. 

 

수정전에서는 한복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무대가 이어진다. 패션 토크쇼 '조선 왕실의 옷차림'에서는 이은주 국립경국대학교 명예교수가 구장복·곤룡포·적의·녹원삼 등 왕실의 대례복과 소례복을 모델 착장과 함께 소개한다. 이어지는 '한복 팻숀·쇼: 디자이너 이리자 특별전'은 1세대 한복 디자이너 고(故) 이리자 선생의 작품으로 근대 복식사를 되짚는다. 1970년대 미스유니버스 대회 최우수민속의상상 수상작과 1988 서울올림픽 기념 오륜기 아플리케 치마저고리 등이 무대에 오른다. 이후 국가유산진흥원 예술단의 주제공연 '경복궁 태평지무'가 화관무·태평무·소고춤을 선보이고, LED 소고를 든 관객이 함께 수정전과 경회루 일대를 행진하는 '달밤의 길놀이'로 밤의 잔치를 마무리한다. 

 

강녕전 일대에서는 국가유산 ASMR 콘서트 '한복 짓는 소리'가 상설 운영된다. 홍염장 보유자 김경열, 침선장 전승교육사 박영애 등 국가무형유산 전승자들이 직물 염색과 다듬이질, 금박판 조각, 원석 연마를 시연하며 한 벌의 한복이 완성되기까지의 소리를 들려준다. 강녕전 부속 전각에서는 장인들의 시연과 작품 전시도 함께 만날 수 있다. 

 

경회지 일대에서는 고전수필 '규중칠우쟁론기'를 소재로 한 관객참여 공연 '침선의 일곱 동무'가 열린다. 골무할미, 가위도령, 바늘각시 등 바느질 도구로 분한 배우들이 곳곳에서 관람객과 어울리며, 오후 8시에는 전 출연진이 모이는 합동 공연을 펼친다. 

 

교태전에서는 조선 제24대 임금 헌종의 후궁 경빈 김씨가 궁중 여성의 사계절 복식을 궁체로 기록한 '사절복색자장요람'을 조명한다. 원문을 대형 빅북으로 제작하고 현대어·영문 번역을 함께 전시하며, 기록 속 2·5·8·10월 궁중 여성의 차림새 4종을 실물 복식으로 재현했다. 경빈 김씨로 분한 배우가 직접 복식을 설명하는 공연형 큐레이팅 '저자와의 만남'도 국문과 영문으로 진행된다. 

 

국가무형유산 ‘한글서예’와 연계한 전시 ‘궁체: 명필대첩’에서는 순원왕후와 덕온공주, 서사상궁 서기 이씨 등 궁중에서 한글을 쓴 인물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서사상궁으로 분장한 궁체 작가가 한복 업사이클링 엽서에 관람객이 원하는 문구를 궁체로 적어주는 ‘출간 기념 사인회’는 매일 선착순 100명이 참여할 수 있다. 

 

 근정전 하월대에는 권오창 화백의 '백진복도'를 등신대로 구현한 전시 겸 포토존 '조선 왕실의 복식인물화'가 마련된다. 영친왕과 덕혜옹주, 복온공주 등 왕실 아이들의 복식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경회지에서는 환갑에 색동옷을 입고 부모님께 효심을 표현했던 ‘노래의(老萊衣)’에서 착안한 색동한복 체험 'n번째 돌잔치'가 운영된다. 색동한복을 입고 돌상 포토존에서 전문 작가의 촬영을 받을 수 있다. 조선 초기부터 후기까지의 고전머리를 체험하며 왕실의 절용(節用) 정신을 배우는 '조선 왕실 헤어숍'도 함께 열린다. 

 

영추문 공터의 '한복공작소'에서는 종로 지역 소상공인 브랜드와 배화여자대학교가 참여해 한복 티태그 차, 족두리 머리핀, 실크 포춘쿠키, 전통문양 젤네일 등 전통문화 상품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자원활동가 ‘궁이둥이’와 함께하는 전통놀이 '한복 입고 놀 궁리', KTV 한복 문화영화 3편을 상영하는 '8090 한복 문화영화', 아모레퍼시픽 설화수의 현물 기부로 조성된 포토존 '설화수, 경복궁을 밝히다-주황빛 초롱불이 밝히는 조선의 밤'(일 선착순 500명 기념품 증정)가 밤의 경복궁을 채운다. 

 

국가유산진흥원 궁중문화축전팀 진미경 팀장은 “‘경복궁 한복 연향’은 한복을 입고 궁궐의 밤을 걷는 것만으로도 축전의 주인공이 되는 자리”라며 “내·외국인 관람객 모두가 한복에 담긴 아름다움과 장인의 손길을 가까이에서 느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경복궁 한복 연향’을 비롯한 2026 가을 궁중문화축전의 자세한 사항은 궁중문화축전 공식 누리집과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황지혜 기자 jhhwang@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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