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뚱딴지’ 그린 김우영 작가 별세…향년 87세

사진=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제공
사진=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제공

 

어린이 만화 ‘뚱딴지’로 오랜 시간 사랑받은 원로 만화가 김우영 작가가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향년 87세.

 

8일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등에 따르면 김 작가는 지난달 24일 세상을 떠났다.

 

1939년 평안북도 선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어린 시절 한국전쟁을 겪으며 부산으로 피난했다. 이후 부산 동광중학교와 해동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본명은 김혜경으로, 평소 존경하던 삽화가 우경희와 역사 속 인물 최영 장군의 이름에서 각각 한 글자씩 따 ‘김우영’이라는 필명을 사용했다. 이후 법적으로 이름을 바꿨다.

 

만화가로서 첫발을 내디딘 것은 1956년이다. 중학교 3학년 시절 만화 ‘물레방아’를 발표하며 데뷔한 그는 ‘서름길 구만리’(1957), ‘백제의 별’(1958), ‘울어라 조국’(1959)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애니메이션 제작에도 참여했다. 1967년 동양방송(TBC) 동화부 7기로 입사한 뒤 이듬해 TV 애니메이션 ‘황금박쥐’와 ‘요괴인간’ 제작에 힘을 보탰다. 출판만화부터 애니메이션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며 한국 만화 산업의 성장기를 함께했다.

 

고인의 이름을 대중에게 널리 알린 작품은 단연 ‘뚱딴지’다. 1990년 3월 1일 소년조선일보(현 어린이조선일보)에서 연재를 시작한 이 작품은 2019년 4월 1일까지 약 30년 동안 총 8556회에 걸쳐 독자들과 만났다.

 

머리 위로 삐죽 솟은 세 가닥의 머리카락이 특징인 개구쟁이 소년 ‘뚱딴지’를 주인공으로, 어린이들의 천진난만한 일상과 엉뚱한 상상력을 네 칸의 만화에 담아냈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크고 작은 사건을 유머와 재치로 풀어내며 여러 세대의 어린이 독자들에게 친숙한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뚱딴지’의 인기는 다양한 출판물로도 이어졌다. ‘뚱딴지 만화일기’(1993)를 비롯해 ‘뚱딴지 명심보감’(1996), ‘뚱딴지 독도탐방대’(1996), ‘뚱딴지 명언 산책’(1997) 등을 출간하며 캐릭터의 활동 무대를 넓혔다. 어린이들이 만화를 통해 역사와 교양, 생활 속 지식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2013년 출간한 ‘만화 소요리문답’은 생전 마지막 단행본으로 남았다.

 

30년에 가까운 장기 연재는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고인은 2019년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진행한 구술채록에서 매일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야 했던 창작의 고충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당시 그는 “버스를 타고 광화문 화실로 출근하면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끙끙대다 종로2가나 3가까지 지나쳐 내려 돌아오기 일쑤였다”며 “아이디어가 고갈돼 그만두고 아내와 비빔국수 장사나 할까 고민한 적도 여러 번이었다”고 회상했다.

 

오랜 창작 활동을 통해 한국 어린이 만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도 인정받았다. 2004년 제4회 고바우 만화상을, 2009년에는 제25회 색동회 눈솔상을 수상했다. 1996년에는 한국기독만화선교회 제3·4대 회장을 맡아 활동했으며, 만화계 동료인 강철수·이두호 작가 등과도 깊은 친분을 이어왔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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