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이어진 ‘타짜’ 시리즈의 승부가 마침내 마지막 판에 이르렀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화투를 내려놓고 포커 테이블로 무대를 옮겼다.
오랜 친구에서 승부사로 마주한 배우 변요한과 노재원의 대결은 추석 연휴 관객을 사로잡으며 지난달 30일 기준 누적 관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주인공 장태영(변요한)과 박태영(노재원)은 학창 시절부터 같이 성장해온 둘도 없는 친구다. 온라인 카지노 사업을 운영하며 함께 성공의 맛을 보지만, 타고난 운을 가진 장태영을 박태영은 조금씩 질투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둘 사이는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이후 박태영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은 장태영이 다시 도박판으로 돌아와 복수를 시작한다.
영화의 중심을 이끌어가는 장치는 바로 ‘포커’다. 카드 게임에서는 자신의 패만 들여다봐서는 살아남기 어렵다. 상대가 언제 과감하게 판돈을 올리는지, 어떤 순간 주저하는지, 표정과 시선은 어떻게 달라지는지까지 살펴야 한다.
실제 주연을 맡은 배우 변요한 역시 홀덤을 배우며 “상대를 알아야 한다”는 점을 체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영화 역시 눈 맞춤과 미묘한 심리 변화만으로도 팽팽한 승부를 만들어낸다.
영화 타짜 시리즈는 매 편마다 사소한 버릇 하나가 그 판을 뒤집고, 뒤집힌 판은 영화의 전체 판세를 뒤흔든다. 마치 ‘나비효과’처럼 작은 습관 하나가 목숨과 판 돈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습관의 힘은 도박판 밖에도 있다. 우리 몸 역시 매일 무심코 반복하는 행동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다. 대표적인 것이 고개를 숙이는 습관이다. 출퇴근길에 스마트폰을 내려다보고, 사무실에서는 모니터 쪽으로 고개를 내민 채 몇 시간씩 일한다.
하루만 놓고 보면 대수롭지 않아 보이지만, 그동안 숙인 머리의 무게를 온종일 떠받치는 곳이 바로 목이다. 이런 자세가 하루 이틀 쌓이다 보면 결국 목 통증이라는 결과로 돌아온다.
실제 스마트폰 사용습관과 목 통증의 연관성을 살펴본 연구도 있다. 국제학술지 ‘대학원 의학저널(Postgraduate Medical Journal)’에 발표된 문헌고찰에서는 총 1만715명이 포함된 7개 연구를 분석했다.
그 결과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목 통증과의 연관성이 유의하게 높았다. 스마트폰의 반복적인 사용과 신체활동, 수면, 심리적 요인 등 여러 생활요인이 함께 영향을 미치는 것도 확인됐다.
문제는 이렇게 쌓인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는 점이다. 뒷목이 뻐근해도 '요즘 좀 피곤했나 보다' 하고 지나치고, 다음 날 또 같은 자세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하지만 통증이 3개월 이상 이어지면 만성 경부통으로 분류된다.
이처럼 통증이 만성화되면 관절 가동 범위 제한과 기능 장애가 고착화되어 일상 전반에 지속적인 지장을 줄 수 있다. 작은 버릇 하나가 판을 뒤집듯, 방치한 통증이 일상의 판세를 흔드는 셈이다.
만성화된 목 통증은 통증 자체뿐 아니라 그 원인이 된 몸의 상태와 생활습관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한의치료에서는 통증 부위와 움직임의 제한, 환자의 생활습관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한 뒤 침·약침·추나요법 등 한의통합치료를 시행한다.
특히 수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난치성 목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한의통합치료의 호전 효과가 확인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는 2015~2022년 강남·부천·대전·해운대 자생한방병원에 입원한 환자 142명의 의무기록을 분석했다.
모두 목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에도 목 통증이 남아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다. 이들은 평균 17일간 침·약침·추나요법 등으로 구성된 한의통합치료를 받았다.
그 결과 통증 정도를 나타내는 숫자평가척도(NRS; 0~10)에서 목 통증은 입원 당시 평균 5.61점에서 퇴원 시 3.52점으로 낮아졌다. 팔과 어깨로 뻗치는 방사통도 5.76점에서 3.65점으로 줄었다. 이 연구는 SCI(E)급 국제학술지 '통증연구저널(Journal of Pain Research)'에 실렸다.
타짜는 상대가 무심코 반복하는 버릇을 읽어 다음 패를 예상한다. 타짜의 방법처럼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오히려 자신의 버릇을 먼저 읽는 데서 시작할 수 있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내려다보고 있지는 않은지, 같은 자세로 몇 시간씩 버티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두 번의 잘못된 자세보다 무서운 것은 무심코 매일 반복되는 습관이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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