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몸’이라는 꼬리표는 이제 옛말이다. NC의 좌완 에이스 구창모가 마침내 건강하게 한 시즌을 완주해 냈다. 자그마치 10년이 걸린 결실이다. 비록 팀의 포스트시즌(PS) 진출은 아쉽게 좌절됐지만, 그 누구보다 뜨거웠던 한 해를 완성했다.
구창모는 올 시즌 28경기에 선발로 나서 12승 7패 평균자책점 4.01(157이닝 70자책점)을 기록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이닝(144이닝) 고지를 밟았다. 각종 지표도 리그 최상위권이다. 다승 공동 4위(12승)를 비롯해 평균자책점 7위(4.01), 이닝 9위(157이닝), 이닝 당 출루허용률(WHIP) 9위(1.31), 탈삼진 12위(131개)를 마크하고 있다.
기록이 더욱 값진 이유가 있다. 구창모는 2016년 데뷔 이래 단 한 차례도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매년 내복사근 및 허리 통증, 전완부(아래 팔뚝) 염좌, 피로골절 등 온갖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등판할 때마다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에, 부상만 없으면 최고라는 의미의 ‘건창모(건강한 구창모)’라는 별명만 맴돌았다.
고질적인 내구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구단도 세심한 케어에 나섰다. 구창모를 보호하기 위해 6~7일 간격으로 등판 일정을 맞췄다. 헌신적인 관리 속에 구창모는 올 시즌 단 한 차례의 장기 이탈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안정적으로 소화했다. 28경기 중 13차례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마운드의 중심을 단단히 잡았다.
제구력은 여전했다. 좋은 공으로 스트라이크를 일정하게 던졌다. 9이닝당 볼넷(BB/9) 수치는 2.64로 리그 전체 10위다. 직구의 평균 구속은 142㎞로 전성기 때보다 크게 줄어들었지만, 슬라이더, 포크, 커브 등 날카로운 변화구로 상대를 공략했다. 타이밍을 뺏는 디셉션(투구 시 숨김 동작) 역시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팀 성적이 뒷받침되지 못한 점은 뼈아프다. NC는 시즌 막판 연승을 달리며 5위 두산을 2경기 차까지 바짝 추격했다. 하지만 뒷심 부족과 투타 엇박자로 연패에 빠지면서 가을야구 진출이 무산됐다. 7일 현재 3경기를 남겨두고 7위에 머물러 있다.
구창모의 질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NC는 오는 9일 KIA와의 홈 최종전에 구창모를 선발로 예고했다. 이미 단일 시즌 최다인 12승을 거둔 상황이다. 마지막 등판에서 승수를 추가하면 13승 고지에 오른다. 유종의 미를 거둘 완벽한 찬스다. 구창모의 올 시즌 마지막 투구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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