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예술·체육요원 제도의 축소·폐지 가능성을 시사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병역특례 관련 발언 논란이 도화선이 됐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예술·체육요원을 포함한 보충역 감면·폐지를 포함해 국방 개혁 기본계획에 반영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병역의무자 간 형평성과 공정성, 병역자원 감소 상황, 국민적 공감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병역법상 예술·체육요원은 ‘문화창달과 국위선양을 위한 예술·체육 분야의 업무에 복무하는 사람’을 뜻한다. 이들은 보충역으로 분류된다. 이 제도는 1973년 도입됐다. 이후 여러 차례 대상과 복무 방식이 개편됐다. 현행 기준으로 올림픽 동메달 이상 또는 AG 금메달을 획득한 자는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될 수 있다. 이들은 3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544시간의 공익복무를 이행하는 방식으로 병역 의무를 수행한다. 현역병으로 입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실상 병역 면제에 가깝다.
국위선양에 기여한 예술·체육 특기자들이 군 복무 대신 자신의 특기를 살려 해당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다. 박찬호와 손흥민도 AG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병역특례를 통해 20대 선수 생활의 전성기를 누렸다. 다만 AG의 종목이 점차 확대되고 일부 국가에서는 2진급 선수들을 내보내면서 병역특례를 부여하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방부가 보충역 축소를 고려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0여년 전부터 병역자원 감소를 이유로 병역특례 대상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했다. 예술·체육요원 제도 역시 전면 폐지 여부도 검토 대상에 올랐지만 연간 편입 인원이 크지 않아 제도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AG에서는 일부 선수들의 발언과 행동이 논란을 키웠다. 축구 대표팀 주장 이기혁(강원FC)은 방송 인터뷰를 통해 “군대 안 간다”고 발언했다. 박승수(뉴캐슬)는 라커룸에서 전역모를 쓴 사진을 SNS에 올렸다. 금메달보다 병역 혜택에 초점을 맞춘 언행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정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일부 스포츠계에서 나온 언행에 대해 국방부 입장에서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병역 의무는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함께 존중하고 숭고하게 생각해야 할 신성한 의무”라고 했다. 이어 “국민 모두에게 존중받고 병역 의무의 가치를 보다 더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사회문화가 정착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제적으로 한국과 같은 방식의 제도를 운영하는 국가는 많지 않다. 대만과 이란은 국제대회에서 일정 성적은 거둔 선수에게 병역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입영 시기는 늦춰주되 병역 의무는 그대로 부과한다. 튀르키예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선수의 병역 소집을 35세가 되는 해까지 입영을 연장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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