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 결산⑥] 부상 속에서도 해결사 역할까지…‘별 중의 별’ 오상욱, 나고야 지배하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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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감동을 안겼다.”

 

일본 나고야를 수놓은 별 중의 별, ‘펜싱 황제’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이었다. 2026 아이치·나고야 AG 한국 선수단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현지 취재단 투표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대한체육회로부터 상금 3000만원을 받는다. 뛰어난 기량으로 국가 위상을 드높인 것은 물론, 깊은 울림까지 선사했다. 김택수 국가대표선수촌장은 “오상욱은 개인전과 단체전서 우승했다. 특히 단체전 결승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또 한 번 아시아를 뒤흔들었다. 남자 사브르에 있어서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11-13으로 지고 있어도(개인전), 41-44 벼랑 끝에 몰려도(결승전)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모두가 눈을 질끈 감아버린 그 순간, 오상욱은 기어이 내리 4점을 올리며 승리를 노래한다. 개인전(2연패)과 단체전(3연패)을 휩쓸며 AG 2회 연속 2관왕에 올랐다. 그제야 오상욱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대회가) 끝났다는 게 실감난다. 행복하다”면서 “(타이틀을) 지켜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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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이라는 수식어가 낯설지 않다. 2014년 고교생 최초로 한국 사브르 대표팀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후 각종 국제무대를 휩쓸며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세계에 알렸다. 큰 키(192㎝)와 긴 런지를 바탕으로 한 시원시원한 공격이 압권이다. 한국 펜싱 최초로 개인 그랜드슬램(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AG, 아시아선수권 석권)을 달성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개인 통산 5번째 AG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 최다 금메달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선배 구본길(6개)과 한 개 차이다.

 

어깨가 무겁다. 오상욱이 처음 AG 무대를 밟은 건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였다. 당시 대표팀 막내였던 오상욱은 어느덧 맏형이 돼 후배들을 이끌었다. 개인 타이틀 방어뿐 아니라 후배들의 멘털과 경기력까지 챙겨야 했다. 벼랑 끝에서 후배들이 믿는 마지막 카드이기도 했다. 결승전서 역전을 허용하고 낙담하는 후배에게 오상욱은 “내가 해줄 테니 너무 신경 쓰지 마라”고 다독였다. 거짓말처럼 해결사 역할을 해낸 오상욱은 “금메달을 못 딴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다”고 포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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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고생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터.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또한 컸을 듯하다. 2024 파리올림픽(2관왕) 이후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AG를 준비하고자 했으나, 예상치 못한 부상이 찾아왔다. 지난해 발생한 허리 추간판탈출증(디스크)이다.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도 칼을 놓지 않았다. “지면 부상도 핑계”라며 이를 악물었다. 수술 대신 재활을 이어가며 한걸음씩 다시 나아갔다. 올 시즌 두 차례 월드컵, 아시아선수권을 제패한 뒤 AG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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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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