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학점’이라는 혹평은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시작부터 끝까지 삐걱댔다. 선수들의 발이 돼야 할 셔틀은 제때 오지 않았고, 숙소와 식사 문제로 불만이 쏟아졌다. 파행 운영은 급기야 시상식까지 번졌다. ‘저비용 대회’를 내세운 2026 아이치·나고야 AG는 아껴서는 안 될 것까지 아낀 것 아니냐는 물음표를 남긴 채 막을 내렸다.
대회 초반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분산 개최 속 셔틀버스 지연과 노쇼가 이어져 선수단의 애를 태웠다. 남자농구와 남자배구 대표팀은 훈련을 취소해야 했다. 귀국길도 마찬가지다. 남자농구 대표팀의 귀국버스는 지각했다. 여자 대표팀 역시 감감무소식인 셔틀에 아예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했다.
숙박 환경도 도마 위에 올랐다. 컨테이너 숙소를 비롯한 열악한 시설과 부실한 식사에 불만이 이어졌다.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크루즈 숙소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역도 박혜정(고양시청)은 은메달을 딴 뒤 “일찍 자고 밥을 잘 챙겨 먹었다. 그런데도 4㎏ 정도 빠졌다”고 토로했다. 수많은 국제 대회를 경험했지만, 이번 대회처럼 부실한 식사는 처음이었다는 반응이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도 대회 초반 선수촌과 수송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대회 운영에 ‘F학점’을 매겼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크고 작은 사고는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유 회장은 결산 기자회견에서 “대한체육회가 조직위원회에 가장 많은 항의 서한을 보낸 대회”라고 지적했다.
선수들이 가장 빛나야 할 시상식마저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 선수가 시상대에 올랐지만 엉뚱한 국가가 소개되는가 하면 태극기 게양 과정에서도 사고가 발생했다. 축구 시상식에서는 고의 게양 실수 논란까지 나왔다. 땀 흘려 이룬 성과를 축하받는 순간조차 매끄럽지 못했다.
메달과 상장에서도 절약의 흔적이 짙었다. 수영 계영에서는 예선 출전 선수에게 실물 메달을 지급하지 않았다. 김민섭(경북체육회)도 남자 계영 400m와 800m 예선에 출전해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지만, 결선에 나서지 않았다는 이유로 실물 메달을 받지 못했다. 예선 출전자에게도 메달을 지급해온 국제종합대회의 관례와 다른 처사였다. 종이 상장 역시 직접 디지털 파일을 내려받아 출력하도록 했다.
조직위원회는 비용 절감을 이번 대회의 주요 기조로 삼았다. 막대한 개최 비용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대회를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무엇을 줄였느냐다. 낭비를 걷어내는 것과 대회만을 바라보고 달려온 선수들의 이동·숙식, 그리고 노력의 결실까지 줄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내년 국내서 2027 충청 유니버시아드대회가 열린다. 유 회장은 이번 대회의 시행착오를 거울 삼아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제종합대회의 중심은 선수다. 비용은 줄일 수 있어도 선수에 대한 배려까지 줄여선 안 된다. 이번 대회 F학점은 다음 국제대회가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값비싼 오답노트가 됐다.
아이치=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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