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가 경기장에 들어왔고, 금메달 시상대의 태극기는 애국가가 끝날 때까지 올라가지 못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이 폐막 하루 전까지 또 운영 논란을 남겼다. 대회 내내 국가 오송출과 수송 차질, 숙소 문제로 빈축을 샀던 조직위가 마지막까지 매끄럽지 못한 장면을 연출했다.
3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서 열린 유도 혼성 단체전 일본-카자흐스탄 결승에서는 일부 관중이 욱일기를 펼쳐 들고 일본을 응원했다. 욱일기는 한국 등 일본의 침략 피해를 겪은 일부 아시아 국가서 군국주의와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깃발로 받아들여져 국제 스포츠 현장에 등장할 때마다 논란이 반복돼 왔다.
더구나 이번 대회에선 이미 욱일기 반입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 지난달 26일 일본-대만 야구 경기가 열린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야구장 입구에 욱일기와 대만 청천백일기를 반입 금지 대상으로 표시한 안내판이 설치됐다가 하루 만에 철거됐다. 조직위는 “현장의 잘못된 인식에 따라 게시된 것”이라며 사과하면서도 “욱일기는 반입 금지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SNS를 통해 “스포츠를 통한 아시아인의 화합과 평화는 무시한 채 자국 여론의 눈치만 살핀다”고 꼬집은 바 있다. 특히 해당 사과문이 일본어 홈페이지에만 올라오고 영어 홈페이지에는 게시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축구장에서도 운영 미숙이 이어졌다. 한국이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일본을 1-0으로 꺾고 남자축구 4연패를 달성한 뒤 열린 시상식에서 애국가가 흘렀지만 태극기는 제대로 게양되지 않았다. 곡이 끝날 때까지 태극기가 아래에 머물자 한국 선수들은 당황했고, 관중석의 한국 응원단에서는 야유가 터져 나왔다.
이 장면을 전한 스포츠호치 보도가 일본 포털에 전해지자 현지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당분간 일본은 국제대회를 운영하지 않았으면 한다”, “부끄럽다”, “승리한 한국에 대한 실례”라는 반응도 나왔다.
실제로 한두 번의 실수로 넘기기 어려웠다. 지난달 18일 남자 하키 한국-방글라데시전에선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흘러나와 대한체육회가 공식 항의했고, 조직위는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을 태운 버스가 엉뚱한 경기장으로 향해 도착이 늦어지고, 남자 농구대표팀은 훈련 버스가 오지 않아 일정을 취소하는 일도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비용 절감을 위해 별도 선수촌을 짓지 않고 호텔과 컨테이너형 숙소, 크루즈선 등에 선수단을 분산 수용했는데, 컨테이너 숙소 누수와 짧은 침대, 크루즈선 체크인 지연 등에 대한 불만이 이어졌다. 선수들의 경기 준비와 직결되는 이동·숙박에서 차질이 반복된 셈이다.
결국 조직위 회장대행인 히로사와 이치로 나고야 시장은 지난달 30일 “있어서는 안 될 문제”라며 선수와 관계자들에게 사과했다. 원인으로는 인적 오류와 선수단과의 소통 부족을 꼽았다. 3일에는 하시모토 세이코 일본올림픽위원회(JOC) 회장도 “사전 대응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돌아보고 부족한 점을 보완할 것”이라고 했다.
어느새 폐막식이 코앞이다. 이번 대회의 슬로건은 ‘IMAGINE ONE ASIA(하나의 아시아를 상상하라)’다. 선수들은 치열한 승부 속서도 화합의 무대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해야 할 운영에선 반복된 실수와 혼선이 겹쳐 ‘아시아 축제’ 본연의 의미를 흐리게 한 것은 아닌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