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스타] ‘군필 스트라이커’ 이영준이 금메달 따고 라커룸에서 튼 ‘이등병의 편지’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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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떠나와 열차 타고 훈련소로 가는 날….’

 

아시안게임(AG) 4연패를 이룬 이민성호엔 든든한 ‘군필 스트라이커’가 있었다. 병역 의무를 마쳤으나, 태극마크를 향한 의지로 합류한 이영준(그라스호퍼)이다. 그는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라커룸에서 故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를 틀었다. 목표를 이뤘기에 할 수 있는 장난이었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6 아이치·나고야 AG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일본을 1-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영준은 “홀가분하다. 사실 군 면제와 관련해 부담감이 없지 않았다. 그래도 늦게 합류한 만큼 골도 넣고 팀원들에게 좋은 분위기를 가져다준 것으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또 전방에서 잘 싸웠고, 동료들에게 찬스가 나서 우리가 승리할 수 있었다”며 “금메달이 생각보다 무겁더라”고 웃었다.

 

이어 “외부에서 ‘군 면제 됐는데 왜 뽑냐’는 식의 이야기가 들렸다. 그런 말이 안 나오도록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뽑아주신 감독님께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우승을 드린 건 아니지만 같이 뛰어준 동료와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얘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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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내내 이영준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그는 군필이다. 김천 상무에서 뛴 뒤 해외 진출을 타진했다. 금메달과 병역 혜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동료들보다 상대적으로 동기부여가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태극마크, 대회에 대한 의지는 남달랐다. 지난달 21일에 다소 늦게 합류했다. 소속팀과의 마찰 탓이다. 불평은 없었다. 시차 적응이 끝나기도 전에 그라운드를 내달렸다. 지난달 22일 사우디아라비아전에 교체로 처음 출격했다. 중국과의 8강전에선 0-1로 끌려가던 전반 33분 헤더 동점골을 터트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날 역시 풀타임에 가까운 시간을 소화하며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금메달과 동료들의 병역 혜택을 위해 더 열심히 달렸다. 목표를 이룬 후엔 라커룸에서 이등병의 편지를 틀었다. 이영준은 “‘(병역 혜택을 받은)동료들이 그 마음을 알겠나. 훈련소 끝나고 국군체육부대로 들어가는 버스에서 생각과 달리 눈물이 나더라. 그때 봤던 친구들이 잘 지내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어차피 못 느끼겠지만, (배)준호랑 (김)지수는 그 기분을 느껴봤으면 한다. 너무 놀리더라”고 농담했다.

 

한국 야구대표팀엔 에이스 곽빈(두산)이 병역 특례를 받은 뒤 이번 대회서 맹활약해 ‘곽빈버스’라는 말이 나왔다. 축구에선 ‘영준버스’가 아니냐는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다. 내가 뭐라고 감히 버스를 태웠다고 말할까”라면서도 “뒤에서는 농담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회식 때 애들에게 한마디해 보겠다. 다 장난으로 하는 거고 우승하고 나서야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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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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