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영수 피격 사건’ 다룬 ‘암살자(들)’ 논란…법률 전문가가 본 실질적 처벌 가능성

영화 암살자(들) 포스터. 출처=하이브미디어코프 SNS
영화 암살자(들) 포스터. 출처=하이브미디어코프 SNS

영화 ‘암살자(들)’ 제작진이 역사 왜곡 논란으로 경찰에 고발된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실제 사자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 분석이 나왔다.

 

조기현 변호사는 지난 1일 유튜브 채널 ‘법무법인대한중앙TV’를 통해 영화 암살자(들)의 사자명예훼손죄 성립 가능성을 다각도로 짚었다.

 

앞서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 등은 故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과 故 박정희 전 대통령을 둘러싼 역사적 사실 왜곡을 이유로 영화 제작진을 경찰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조 변호사는 사자명예훼손죄의 법률적 특성인 ‘친고죄’ 규정을 가장 먼저 한계로 지적했다. 사자명예훼손죄는 제3자의 고발만으로는 형사 절차가 진행될 수 없으며, 피해자의 유족이 직접 고소해야만 수사가 성립한다. 따라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박지만 회장 등 직접적인 유족의 고소가 없다면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과거 유사 사건의 판례 역시 형사 처벌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조 변호사는 드라마 ‘서울 1945’와 다큐멘터리 ‘백년전쟁’을 예로 들며 “두 작품 모두 고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형사 고소됐으나 최종 무죄 판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영화의 표현 방식 또한 성립 여부를 가르는 핵심 요소다. 암살자(들)은 실제 사건을 소재로 다루었으나 각색된 창작물에 해당한다. 특정 내용을 규정적 사실로 단정하기보다 의문 제기 방식으로 연출됐다면 명예훼손의 고의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다만 형사 책임과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가능성은 남아있다. 조 변호사는 “고인에 대한 추모 감정이 침해됐다면 유족 측에서 불법행위에 따른 위자료 청구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며 과거 영화 ‘그때 그 사람들’의 사례를 언급했다. 당시 법원은 상영 금지 가처분은 기각했으나, 유족의 정신적 피해를 인정해 1억원의 위자료 배상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한편,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등이 출연한 영화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를 추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봉 후 역사 왜곡 논란이 거세지자 제작진은 지난달 28일 입장문을 내고 “암살자(들)은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확정하거나 기존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것이 아니며, 역사적 기록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작품”이라고 해명했다.



노희선 온라인 기자 ahrfus3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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