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에 이어 스트레이 키즈도 내년 그래미 어워즈에 작품을 출품하지 않았다. 그래미가 논란이 된 ‘아시안 팝’ 부문을 예정대로 시상하기로 한 가운데 K-팝을 대표하는 두 그룹이 잇따라 심사 무대에 작품을 올리지 않으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빌보드 등 외신에 따르면 스트레이 키즈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스트레이 키즈가 내년 열리는 제69회 그래미 어워즈에 작품을 출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래미는 공식 출품된 작품을 대상으로 후보 선정 절차를 진행하는 만큼 스트레이 키즈의 음악은 이번 시상식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출품하지 않은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같은 결정은 그래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가 아시안 팝 부문 시상을 강행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나왔다.
스트레이 키즈는 아시안 팝 부문 유력 후보로 꼽히던 팀이다. 빌보드 앨범 순위인 ‘빌보드 200’에서 9차례나 1위에 오르며 비틀스 다음으로 가장 많은 1위를 기록한 그룹이며 8명의 멤버가 모두 그래미 투표권을 갖고 있다. 그래미의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지만 정작 자신들의 작품은 출품하지 않은 셈이다.
BBC는 스트레이 키즈의 보이콧이 그래미 측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도 지난 7월 제69회 그래미 어워즈에 작품을 출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레코딩 아카데미가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의 팝 음악을 대상으로 하는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을 신설한 이후였다. 음악을 지역이나 언어로 나누기보다 음악 자체로 듣고 사랑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며 출품하지 않기로 했다.
신설 부문을 두고 음악계에서는 논쟁이 이어졌다. K-팝을 비롯한 아시아 음악이 이미 북미를 포함한 세계 음악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힌 상황에서 지역을 기준으로 별도의 부문을 만드는 것이 오히려 아시아 아티스트들을 기존 주요 부문과 구분 짓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레코딩 아카데미는 아시아 팝 음악의 성장과 다양성을 보다 폭넓게 조명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해왔다.
논란이 이어지자 레코딩 아카데미는 아시아 음악계 관계자들과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했다. 지난달에는 아시아 음악계 아티스트와 업계 관계자 등 80여명이 참여한 화상 회의를 열어 신설 부문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그러나 레코딩 아카데미는 지난 1일 해당 부문을 예정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하비 메이슨 주니어 레코딩 아카데미 최고경영자(CEO)는 반대 의견뿐 아니라 부문 신설을 지지하는 음악인들의 목소리도 들었다면서 지지 의견이 더 컸다는 취지로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아시안 팝 부문에 출품하더라도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등 제너럴 필드의 주요 부문 후보가 되는 데 제한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레코딩 아카데미가 기존 방침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직후 스트레이 키즈의 미출품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다른 K-팝 아티스트들의 선택에도 관심이 모인다. 에이티즈의 리더 홍중 역시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는 BTS의 행보에 (어느 정도) 공감한다”며 “나 역시 그 문제에 대해 고민해보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제69회 그래미 어워즈 후보는 오는 11월 발표되며 시상식은 내년 2월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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