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을 많이했는데, 꾹 참고 했습니다.”
인도의 벽은 높았다. 한국 컴파운드 양궁이 아시안게임(AG) 혼성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정윤(창원시청)과 최용희(현대제철)로 대표팀을 꾸린 한국은 30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내 다목적 광장에서 열린 인도(치키타 타니파르티-사힐 자디브 조)와의 결승서 슛오프 끝에 157-157<19-20>로 패했다. 한국은 3회 연속 결승에 올랐지만, AG 첫 금메달의 꿈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박정윤은 “색깔에 관계없이 정말 감사한 결과”라고 말했다.
컴파운드 혼성전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서 AG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양궁, 특히 컴파운드는 상향평준화가 두드러지는 종목이다. ‘강호’ 인도를 비롯해 경쟁국들의 기량이 빠르게 상승 중이다. 인도는 직전 2022 항저우 대회(2023년 개최)서 컴파운드에 걸린 금메달 5개를 싹쓸이했다. 한국은 한 끗이 아쉬웠다.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선 김종호·소채원이 대만에 150-151로, 2022 항저우 대회(2023년 개최)에선 주재훈·소채원이 인도에 158-159로 패했다.
통한의 1점이다. 이날 인도는 초반부터 10점 행진을 이어가며 기세를 높였다. 시작 후 쏜 8발이 모두 과녁 한가운데에 꽂혔다. 2엔드까지 78-80으로 끌려가다, 3엔드서 117-118로 따라 붙었다. 4엔드서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4발을 10-10-10-10점으로 명중시킨 것. 반면, 인도는 세 번째 화살서 9점을 기록했다. 그렇게 맞이한 슛오프.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10점 행진이 이어졌다. 마지막 최용희가 쏜 화살이 9점으로 날아가면서 경기가 끝났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 정말 쉼 없이 활을 쐈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훈련은 오후 10시가 돼서야 마무리됐다. 매일매일 엄청난 양의 화살을 과녁에 꽂았다. 박정윤은 “정규 시간만 따지면 보통 300발 정도 쏜 것 같다. 야간 훈련까지 따지면 500발 정도 되는 듯하다”고 귀띔했다. 서로를 격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박정윤은 “사실 (경기 중엔) 슛오프까지만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오빠가 많이 미안해하는데 정말 괜찮다”고 미소 지었다.
차근차근 발을 내딛는다. 2028 LA올림픽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박정윤은 “원래는 컴파운드가 전국체전 종목도 아니었다”고 운을 뗀 뒤 “AG에 올림픽에서까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선수층도 짙어지고 실력이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든든한 지원도 한 몫을 했을 터. 전날 선수들과 식사하며 힘을 불어넣었다. 정 회장은 “AG 출전 자체만으로도 영광된 일이다. 계속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