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압에 내홍까지…순탄치 않았던 위기의 연표 [31th 부국제]

2016년 부산시의 외압을 비판하고 부산국제영화제 보이콧을 선언하는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 모습. 사진=뉴시스
2016년 부산시의 외압을 비판하고 부산국제영화제 보이콧을 선언하는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 모습. 사진=뉴시스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성장한 부산국제영화제의 지난 30년은 순탄치 않았다.

 

2014년 불거진 다이빙벨 사태가 대표적이다. 제19회 영화제에서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 벨’을 초청하자 당시 조직위원장이던 서병수 부산시장이 상영 반대 입장을 밝혔다. 부국제 측이 예정대로 상영을 진행하면서 부산시와의 갈등이 본격화됐다. 

 

사무국은 부산시와 감사원의 특별감사를 받았으며 이용관 당시 집행위원장은 비리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한 뒤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와중에 영화제에 대한 정부 지원예산은 절반으로 삭감됐다. 영화계는 이를 ‘다이빙 벨’ 상영에 따른 보복성 조치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갈등은 악화일로를 걸었고, 2016년에는 국내 영화인들이 모인 9개 단체가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존립 위기까지 거론됐다. 사태 수습을 위해 서 시장이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나고 김동호 명예집행위원장이 새 조직위원장을 맡았지만 후유증은 계속됐다. 김 조직위원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마저 사태 해결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을 받았고, 사무국 직원들과 갈등을 겪자 2017년 동반 사퇴하며 지도부 공백이 재연됐다.

 

2018년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이 이사장으로 복귀하고 새 지도부가 꾸려지면서 정상화에 속도를 냈다. 그해 수장이 바뀐 부산시의 공식 사과에 이어 영화단체들도 보이콧을 철회하면서 4년간 이어진 파행은 일단락됐다. 부국제는 그해 제23회 영화제를 정상화 원년으로 선언하며 재도약에 나섰다.

 

2023년에는 내부 갈등으로 또 위기를 맞았다. 이용관 이사장이 측근으로 분류되는 조종국 운영위원장을 새로 위촉하며 사실상 공동위원장 체제를 도입한 것이 발단이었다. 기존 허문영 집행위원장과의 갈등이 불거졌고 허 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하는 등 내홍에 휩싸였다. 여기에 허 위원장의 직장 내 성폭력 의혹까지  제기되자 부국제 측의 미흡한 대응을 둘러싼 비판까지 더해졌다. 

 

그해 부국제 개최를 불과 수개월 앞둔 상황에서 작품 초청과 해외 게스트 섭외, 후원사 협약 등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결국 조 운영위원장이 해촉되고 이 이사장도 사의를 표명하면서 사태는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다.

 

영화제의 자율성과 조직 운영을 둘러싼 갈등은 부국제 역사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그와 동시에 독립성과 안정적인 운영 체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 사건이었다. 위기를 거듭하면서도 세계 영화계의 흐름을 소개하고 아시아의 신진 감독과 신작을 발굴하는 영화제 본연의 역할을 지켜내야 한다는 과제 역시 남겼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