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규모만큼이나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채우는 얼굴도 화려하다. 개막식 무대부터 상영관 곳곳까지 올해 부국제를 뜨겁게 달굴 사람과 작품을 짚어봤다.
◆김민하 개막식 단독 사회…여성 영화인 참석 돋보여
올해는 개막작인 ‘낮과 밤은 서로에게’의 주인공 김민하의 단독 진행으로 문을 연다. 2016년 데뷔한 김민하는 애플TV 파친코에서 젊은 선자 역을 맡아 2022아시안아메리칸어워즈 TV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글로벌 반열에 올랐다. 이후 드라마 조명가게(2024), 내가 죽기 일주일 전(2025), 태풍상사(2025), 영화 하나 코리아(2026) 등으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김민하의 개막식 단독 진행을 비롯해 올해는 유독 여성 영화인들의 비중이 높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가 연출한 다크나이트의 주연이자 올해 베네치아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으로 활약한 매기 질렌할이 최초로 내한한다. 마릴린 먼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플레시 임팩트에 참석할 예정이다.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배우 양자경은 15년 만에 부산에 방문한다. 프랑스 대표 배우 이자벨 위페르 역시 신작으로 부국제를 찾는다. 중화권에서는 감독 겸 배우 서기, 저우쉰, 판빙빙이 참석을 확정했다. 그룹 아이들의 슈화는 영화배우로 관객 앞에 선다.
개막작 낮과 밤은 서로에게는 여름부터 가을까지 계절이 변화하는 시기, 하나의 카페에 스쳐 간 네 쌍의 남녀가 담아낸 유쾌하고 담백하며 사랑스러운 대화를 소재로 한다. 과도한 설정이나 전개 없이 인물 저마다의 고유한 내면의 목소리와 감정, 관계의 미세한 변화를 그려냈다는 평가 속에 개막작에 선정됐다. 김민하, 주종혁, 한선화, 전소영, 김동휘 등 탄탄한 연기파 배우 라인업을 갖췄다.
축제의 시작을 함께할 화려한 개막식 게스트 라인업도 기대감을 높인다. 전도연과 설경구, 조인성, 유해진, 이민호, 현빈, 정우성, 우도환, 조여정을 비롯해 김혜자 등의 국내 명배우들이 자리한다.
◆OTT 기대작도 한 자리에
올해도 OTT 작품이 월드 프리미어(최초 공개)를 예고했다. 영화의 확장된 흐름과 가치를 포괄하는 미공개 드라마 시리즈를 스크린으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온 스크린 섹션을 통해서다. OTT의 성장이 극장용 영화를 쇠퇴시킨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부국제 측은 대중성을 고려해 2021년부터 이 섹션을 운영 중이다.
참가하는 세 편의 작품 중 넷플릭스가 두 편의 시리즈를 채웠다. 먼저 이재욱·고민시·김민하·이희준 주연의 꿀알바는 시급 50배부터 시작하는 꿀알바만을 소개하는 이상한 인력사무소를 배경으로 청년 혁준(이재욱)이 지옥의 노동 현장에 투입되며 펼쳐지는 미스터리 호러 판타지 시리즈다.
영화 차이나타운과 넷플릭스 디.피.(D.P.)로 평단과 대중을 모두 사로잡은 한준희 감독의 신작 푸른길도 최초 공개된다. 작품은 사지가 뒤틀린 시체, 의문의 메시지, 국경을 넘어 반복되는 끔찍한 살인사건을 쫓는 두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다. 손석구가 한국 형사, 나가야마 에이타가 일본 형사를 맡아 미스터리한 사건을 쫓는다.
디즈니플러스의 하반기 최대 기대작 재혼황후도 베일을 벗는다. 오는 11월 공개를 앞둔 재혼황후는 동대제국의 완벽한 황후(신민아)가 도망 노예(이세영)에게 빠진 황제(주지훈)로부터 이혼을 통보받고, 이를 수락하는 대신 서왕국의 왕자(이종석)와의 재혼 승인을 요구하며 벌어지는 로맨스 판타지다. 글로벌 인기 웹소설·웹툰을 원작으로 한 판타지 로맨스물로 실사화에 대한 원작 팬들의 우려가 있었지만, 최근 공개된 티저 예고편이 하루만에 1170만뷰를 돌파했다. 주연 배우 4인은 이번 영화제 GV와 야외 무대인사를 통해 직접 관객을 만난다.
◆신인부터 원로까지…다양성 확대
올해 부국제는 동시대 영화계가 열광하는 애니메이션 흐름에 주목해 장단편 합쳐 13편에 달하는 대형 일본 애니메이션 특별전을 마련했다. 애니메이션의 영원한 강국이자 성지로 꼽히는 일본 작품에 초점을 맞춰 국내 극장에서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던 걸작들과 미래 일본 영화계를 대표할 신작들을 나란히 소개한다. 데즈카 오사무와 동시대에 활동하며 극장판 은하철도 999를 연출한 린타로 감독이 대표작 메트로폴리스를 들고 25년 만에 국내 영화제를 찾는다.
원로배우를 재조명하는 고 안성기 특별전은 빼놓을 수 없는 라인업이다. 한국영화사의 산증인이라 할 수 있는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되짚으며 화려한 신작 라인업 사이에서 세대를 잇는 무게감을 더한다.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 역시 풍성하게 차려졌다. 갈라 프레젠테이션과 더불어 스페셜 프리미어 3편, 파노라마 6편으로 구성된 이 섹션은 동시대 주류 한국영화의 미학적 성취와 대중성을 함께 조망한다. 특히 넷플릭스 은중과 상연으로 한국 배우 최초 국제에미상 여자 연기상 후보에 오른 박지현이 주연을 맡은 신작 자필이 이목을 끈다. 여기에 배우 김혜자가 9년 만에 스크린 컴백을 알린 여전히 찬란하게, 신인 배우들이 대거 이름을 올린 최종면접까지 세대와 장르를 아우른 작품이 상영된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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