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을 목에 걸고도 “스포츠가 맞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 정식 종목 중 하나인 e스포츠 얘기다.
대회 도중 ‘퇴출설’까지 불거지자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제외를 결정한 적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논란이 일단락된 것과 별개로, e스포츠가 종합스포츠대회의 한 종목으로 완전히 자리 잡았는지를 둘러싼 질문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29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OCA는 성명을 내고 e스포츠의 AG 제외설을 공식 부인했다. 논란은 OCA와 쿠웨이트가 지난 19일 ‘아시아 e스포츠·마인드스포츠 게임’ 개최 협약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쉽이스포츠 등 복수 매체가 e스포츠가 이번 대회를 끝으로 AG에서 빠지고, 내년 쿠웨이트서 처음 열리는 신설 대회로 옮겨갈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퇴출설이 확산했다.
이에 후세인 알무살람 OCA 사무총장은 신설 대회가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넓히기 위한 것이라며 “AG 내 e스포츠의 지위를 약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알무살람 사무총장은 “아시아 e스포츠 발전을 계속 지원하고, 산하 다른 스포츠 대회에서도 e스포츠를 더 홍보하고 알릴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e스포츠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서 AG 무대에 처음 등장했다.
당시 리그오브레전드(LoL), 스타크래프트2 등이 시범 종목으로 채택됐고, 한국은 금메달과 은메달을 하나씩 따냈다. 2022 항저우 대회(2023년 개최)부턴 정식 종목으로 격상됐고, 금메달 수도 당시 7개에서 이번 대회 11개로 늘었다.
몸집을 키웠지만, ‘스포츠냐’는 오래된 꼬리표는 여전하다. 사사카와스포츠재단에 실린 칼럼에 따르면 지난 26일 뿌요뿌요 챔피언스 우승자 구리하라 유키는 기자회견서 한 외국 기자로부터 “e스포츠는 스포츠입니까”라는 질문을 받았다.
한참 생각하던 열한 살 금메달리스트는 “어렵네요”라고 답했다. 옆에 앉은 한국의 은메달리스트 강동신이 일본어로 “답하기 어렵다면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라고 도왔지만, 구리하라는 “죄송합니다”라며 끝내 답을 잇지 못했다.
사실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관중에겐 화면 속 공방을 따라가는 것부터 쉽지 않다. 어떤 판단이 상대의 허를 찔렀고 어떤 조작이 승부를 뒤집었는지 모르면, 선수의 기량보다 ‘게임을 하는 모습’만 보이기 쉽다. 일본 매체 에모그램은 “e스포츠가 스포츠로 불리는 건 달갑지 않다”는 취지의 SNS ‘X(구 트위터)’ 이용자의 글을 소개했을 정도다. 게임은 게임대로 인정해 주면 될 일이지, 굳이 스포츠라는 이름을 붙여야 하느냐는 볼멘소리다.
정식 종목이라는 간판을 가까스로 지키는 것만으로 이 거리감이 좁혀지진 않는다. 당초 기대했던 젊은 팬 유입과 대회 흥행에선 아직 더 증명해야 할 게 남아 있다. e스포츠가 이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고, 앞으로의 종합스포츠대회에서도 관중이 다시 보고 싶어 하는 종목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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