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히어라, 음악극 이어 1인극까지…이번엔 어떤 얼굴 보여줄까?

배우 김히어라가 음악극 까라마조프의 자매들에서 냉철한 이성과 불안한 내면을 오가는 이반으로 변신했다.

 

김히어라는 오는 10월4일까지 서울숲씨어터 2관에서 공연되는 음악극 까라마조프의 자매들에서 까라마조프가의 둘째 딸 이반 역을 맡아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까라마조프의 자매들은 도스토옙스키의 장편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정원사 작가의 동명 웹툰을 무대화한 작품이다. 원작의 형제들을 자매로 바꾸고 배경을 현대로 옮겼다. 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싼 네 인물의 욕망과 상처, 죄와 책임을 100분의 음악극으로 풀어낸다.

 

김히어라가 연기하는 이반은 늘 다른 사람의 이름 뒤에서 글을 쓰는 대필 작가다. 냉철한 이성을 앞세워 세상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질문하고 의심하는 인물이다.

 

감정과 욕망에 솔직한 첫째 드미트리, 신과 인간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는 막내 알료샤와도 뚜렷하게 대비된다. 자신의 논리로 세계를 이해하려 하지만 단단해 보이는 이성 아래에는 죄책감과 불안, 쉽게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자리한다.

 

김히어라는 이반의 두 얼굴을 절제된 연기로 풀어낸다. 차갑게 가라앉은 말투와 서늘한 눈빛으로 이성적인 면모를 드러내다가도 흔들리는 호흡과 표정의 변화로 내면의 균열을 보여준다.

 

특히 자신과 닮은 듯하면서도 외면하고 싶은 스메르쟈코프를 마주하는 장면에서는 이반의 불안이 더욱 선명해진다. 상대를 밀어내는 냉정함에서 출발해 조금씩 무너지는 과정까지 감정의 폭을 차곡차곡 쌓으며 인물의 복잡한 내면을 드러낸다.

 

신의 존재와 인간의 자유, 죄와 책임을 끊임없이 묻는 이반은 작품을 관통하는 철학적 질문의 중심에도 서 있다. 원작 속 남성 인물이 현대의 여성 캐릭터로 다시 태어난 가운데 김히어라는 차가운 이성과 그 아래에서 들끓는 감정을 오가며 자신만의 이반을 만들어냈다.

 

김히어라의 무대 행보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는 오는 10월1일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 화이트 래빗 레드 래빗에도 출연한다.

 

화이트 래빗 레드 래빗은 사전 연출과 리허설 없이 배우가 공연 당일 처음 대본을 받아 약 80분 동안 혼자 무대를 이끄는 1인극이다. 배우에게도 공연 내용을 미리 알리지 않는 독특한 형식으로, 매 공연이 단 한 번뿐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까라마조프의 자매들에서 촘촘하게 구축한 캐릭터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김히어라는 이번 1인극에서는 준비된 캐릭터 대신 순간의 반응과 판단만으로 무대를 채우게 된다. 짧은 간격을 두고 전혀 다른 방식의 공연에 도전하는 셈이다.

 

김히어라가 출연하는 까라마조프의 자매들은 오는 10월 4일까지 서울숲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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